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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시청률 등식깨진다-이승연.심은하등 출연작품 인기부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2면

인기스타의 기용이 곧바로 드라마의 성공으로 이어지던 과거의 구도가 더이상 절대명제가 아니다.이같은 사실은 최근의 드라마에서 여실히 드러난다.
MBC『거미』는 요즘 가장 잘나간다는 이승연을,『숙희』는 심은하와 고소영을 전면에 내세웠지만 시청률 순위권에 거의 들지못하는 부진을 보였다.
스타기용이 기대 만큼의 성과를 거두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최근의 스타시스템이 세월에 따라 성숙해가는 진정한 연기자가 아니라 1회용으로 사용된뒤 용도폐기돼버리는 「반짝스타」를 양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외모등에 비중이 주어지는 반짝스타들의 필연적 결격사유인 연기력 부재가 결국 시청자 흡인에 실패하는 결과를 초래한다는 것이방송계의 지적이다.
요즘의 스타가 예전처럼 폭넓은 연령층에 호소력을 갖춘 연기자가 아니라 10대등 한정된 계층에 편중된 인기만을 얻는데 그치는 것도 한 요인이다.청소년들에게는 인기를 끌었지만 전체적으로는 20%를 조금 넘는 시청률을 기록하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던SBS『신비의 거울속으로』는 스타 인기의 편향성을 단적으로 드러낸 드라마였다.
방송사의 지나친 스타 의존도와 조금「떴다」싶으면 이 프로 저프로에서 마구 끌어가는 스타들의 겹치기 출연이 심해 시청자들의식상감을 불러일으키는 것도 문제다.
이는 특히 가뜩이나 반짝하는 스타의 수명을 깎아먹고 결국 스타부재 현상을 더욱 심화시켜 시청자의 외면을 초래하는 악순환을낳고있다.
『스타의 인기로 한몫 보려는 방송의 속성도 그렇지만 배역에 녹아들어 연기의 참맛을 선사하기보다는 자신의 개성이나 매력만을과시하려는 일부 신세대 연기자들의 태도 또한 문제』라고 방송가의 한 관계자는 진단한다.
한두명의 톱스타에 의존하지 않고 중견탤런트들의 탄탄한 연기력을 바탕으로 드라마를 이끌어 인기를 얻고있는 KBS『바람은 불어도』,SBS『옥이이모』등은「스타=시청률」등식이 깨져가고 있는현실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李勳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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