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리뷰>출판계 불황속외국原書 불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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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원서독서시대가 본격화하고 있다.세계화추세.영어조기교육.다양한외서정보 등이 맞물려 외국어 해독능력을 어느정도 갖춘 사람이면원서를 직접 읽고 그 책에 담긴 정보를 정확하게 소화하겠다는 쪽으로 기울고 있는 것이다.
이런 분위기에 힘입어 원서판매량은 사상 최악이라는 출판계의 불황에도 불구하고 크게 늘어나고 있다.원서취급점 중 국내 최대인 교보문고 외서코너의 경우 올 상반기 판매부수가 26만여권으로 지난해 상반기에 비해 무려 20%나 늘어났다.
교보문고.종로서적.영풍문고.을지서적등 서울시내 주요 대형서점외서코너의 집계에 따르면 제임스 월러의『The Bridges of Madison County』(매디슨카운티의 다리),생텍쥐페리의 『어린왕자』 영어판 『The Little Prince』,앨빈 토플러의 『Powershift』(권력이동)등은 판매부수가 국내도서로서도 넘기 어려운 1만부를 넘어서고 있다.각 서점의 외서코너를 거치지 않고 외국거주 친지를 통하거나 외국여행중에 직접 구매하는 것까지 합하면 그 수치는 훨씬 높아질 것으로보인다. 독자들이 즐겨 찾는 외국서적의 장르도 과거의 참고서 중심에서 벗어나 아주 다양해지고 있다.소설.경제경영.미래서.아동물은 물론 용어가 비교적 까다로운 대중과학서까지도 즐겨 읽힌다.이중 우리 독자들에게 특별히 사랑받는 분야는 미래예측 서.
앨빈 토플러의 『Powershift』(권력이동).『FutureShock』(미래충격).『The Third Wave』(제3의 물결),폴 케네디의 『Preparing for the Twenty-First Century』(21세기 준 비).『The Rise and Fall of the Great Powers』(강대국의 흥망)등은 미국에서 발표된지 여러해가 지났는데도 국내독자들 사이에서 꾸준히 읽히고 있다.
소설류로는 제임스 월러의 『The Bridges of Madison County』외에 에릭 시걸의 『Love Story』『Doctors』,마거릿 미첼의 『Gone with the Wind』(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윌리엄스의 『D ead Poets Society』(죽은 시인의 사회),존 그리셤의 『TheClient』(의뢰인)등이 인기서적으로 손꼽힌다.
우리나라 원서 독서의 특징은 미국문화의 세계 지배를 반영하듯영어 서적편중현상이 갈수록 두드러지고 있다는 점이다.일본서적 독서인구는 해를 거듭할수록 줄어드는 추세고 프랑스어로 쓰여진 생텍쥐페리의 작품이 영어번역판으로 읽히고 있는 실정이다.또 즐겨 읽히는 책들이 대부분 국내에 번역소개된 작품들이란 점이다.
이는 일부 독자들이 국내번역 수준에 불만을 품고 있음을 말해주는 부분이기도 하다.
교보문고 외서코너의 박승규과장은 외서독서인구 증가와 관련,『평소에 원서를 읽음으로써 자칫 잊기 쉬운 영어실력을 유지함과 동시에 교양수준을 높이고 전문분야의 첨단 정보를 얻으려는 욕구가 점점 강해지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鄭命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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