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원경.김지선 신세대 만담가 합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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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4면

『임자,백원만.천원주면 더 좋구.』 『김치 건데기 모잘라.』임백천.김건모 등 동료연예인의 이름으로 「기발한」 삼행시를 짓자 다음은 한바탕 노래로 이어진다.
「영감 왜불러 뒤뜰에 뛰어 노는…」어쩌구 하는 『잘했군 잘했어』를 현대식으로 개사한 노래가 떠들썩하게 나가자 한바탕 웃음이 터진다.
KBS-2TV 오락프로그램『슈퍼선데이』(일 오후5시55분)에서 「틈새 코미디」로 인기를 얻고 있는 만담 한토막이다.
이 코너의 주인공은 바로 개그맨 양원경(27)과 김지선(23).둘은 걸쭉한 입담과 재치,밉지않은 몸놀림으로 한창 인기상종가를 달리고 있다.
만담의 원조격인 장소팔.고춘자씨를 현대풍으로 흉내내는 이들은「자칭」 신세대 만담꾼.
두 사람이 복고풍 만담 코너를 들고 나온 것은 두달전의 일이다.처음 등장할때만 해도 이 코너는 『슈퍼선데이』의 다양한 내용과 많은 출연자들 때문에 「양념」정도에 불과했다.
그러나 착실한 소재개발과 향수를 자극하는 맛깔스런 재담으로 이젠 부동의 인기코너로 변했다.
『서서 말로 웃겨야 하는 「스탠딩 개그」여서 쉽진 않아요.내용에 맞는 노래와 춤도 개발하면서 신세대 감각에 맞춰야 합니다.막상 젊은 사람들보다 오히려 어른들의 반응이 더 좋은 것은 참 이상해요.』 후배 김지선과는 「찰떡궁합」이라고 자랑하는 양원경은 『컴퓨터 통신에 별도의 방을 열만큼 확실한 프로』라고 너스레를 떤다.
한때 주춤했다가 이번 만담코너로 다시 일어선 양원경과 김지선은 경력 5~6년의 중견 개그맨.서울예전 방송연예과 선후배 사이지만 정작 방송 입문은 김지선이 1년 앞선다.
91년 KBS대학개그제에서 김용만과 짝으로 출연,대상을 차지한 양원경은 화려한 출발만큼 일찍 각광받지는 못한 편.『무의식중에 튀어나오는 억센 전라도 사투리가 골칫거리』라고 말하지만 그것이 그의 특기다.
반면 북한사투리가 장기인 김지선은 순발력이 좋아 즉흥연기에 능하다는 평.「남남북녀」 코너를 통해 북한사투리 하나로 시청자들의 환심을 산 「끼」 많은 연예인이다.
鄭在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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