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차이나워치] “중국서 만들어 중국에 팔고 위안화 절상 적극 대비하라”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8면

‘중국 투자사업, 돌파구를 찾자’ 좌담회에서 참석자들은 “중국 진출 한국 기업들도 이제 단순제조에서 벗어나 브랜드마케팅·유통체제 구축 등에 나서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왼쪽부터 후궈차이 부회장, 류페이창 회장, 유희문 교수, 류루이 교수. [사진=김상선 기자]

중국 진출 투자업체들이 현지 경영환경 악화로 한계상황을 맞고 있다. 최근 발효된 신(新)노동계약법, 환경규제 강화, 위안(元)화 평가절상 등이 이들 업체를 옥죄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의 경제 전문가들은 이 같은 현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본사 중국연구소는 22일 후궈차이(胡國財) 중국외상투자기업협회 부회장, 류페이창(劉培强) 중국개발구협회 회장, 류루이(劉瑞) 인민대학 교수 등이 참석한 가운데 ‘한계상황으로 몰리는 중국 투자사업, 돌파구는 없는가’를 주제로 좌담회를 했다. 유희문 한양대 교수의 사회로 열린 좌담회에서 참석자들은 “중국 진출 한국 기업 역시 뼈를 깎는 자기혁신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참석자들은 신노동계약법을 ‘세계의 공장인 중국에서 제조업체 간에 생존을 건 싸움이 시작됐음을 알리는 신호탄’으로 규정했다. 후 부회장은 “신노동계약법이 외국 투자기업뿐 아니라 중국 기업에도 부담을 주고 있는 게 사실”이라며 “이 법을 탓하기보다는 원가, 판매·수출가, 유통 마진 등 경영 전반에 걸친 과감한 혁신으로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근로자 복지 향상, 환경보호 등을 강조하는 후진타오 체제의 ‘과학발전관(科學發展觀)’을 정확히 간파하고 이에 대비해야 한다는 얘기다.

“중국 기업들은 최근 규모의 경제를 통한 경쟁력 강화, 생산 공정 혁신, 내수시장 판매 확대, 과감한 인수합병(M&A) 등에 나서고 있다. 살아남기 위한 몸부림이다. 외국 기업은 중국 기업보다 두 배, 세 배 더 노력해야 할 것이다. 이 같은 시장 변화를 읽지 못하는 기업은 중국시장에서 살아남지 못할 것이다.” 류페이창 회장은 “중국 진출 한국기업 역시 변해야 한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기술 이전 논란도 도마에 올랐다. 한국 기업이 중국으로의 기술이전에 대해 지나치게 소극적으로 대처하면 시장을 잃는 우를 범할 것이라는 주장이었다. 류루이 교수는 “물론 국가가 통제해야 할 기술은 철저히 관리할 필요가 있다”며 “그러나 기업이 시장 확대를 위해 꼭 필요한 기술이전에 대해서도 제재를 가한다면 결국 중국시장의 파이를 잃을 수 있다”고 말했다. 후궈차이 부회장은 “인텔조차 첨단기술을 갖고 다롄(大連)에 공장을 두고 생산을 한다”며 “한국 기업도 기술과 시장의 절묘한 교환 전략을 구사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중국 거시경제 분야의 유명 전문가이기도 한 류루이 교수는 “중국 진출 외국 기업을 괴롭힐 또 다른 문제는 위안화 평가절상”이라며 “기업들은 위안화 가치가 올해 달러당 6.5 위안까지 절상될 수 있다는 점을 감안, 대외전략을 짜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유희문 교수는 “중국 진출 한국 기업도 이제는 ‘중국에서 생산해 중국에서 판매한다’라는 전략으로 나서야 한다”며 “경제권역별 통합 추세와 소비시장 차별화라는 중국의 경제환경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글=한우덕 기자 , 사진=김상선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