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신라 월정교 원형 복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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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신라시대 지붕이 있는 누교 형태의 대형 교량인 월정교가 내년 말까지 복원된다. 사진은 월정교의 복원 예상도. [경주시 제공]

오는 28일 경주시 교동 남천에서 월정교 복원이 시작된다. 완공은 내년 말. 이 월정교는 통일신라 전성기인 경덕왕(760년)때 세워졌다. 왕궁인 월성과 경주 남쪽을 연결하는 통로 역할을 한 곳이다. 고려 충렬왕 6년(1280년)에 중수했다는 기록으로 미뤄 최소 520년간 존속된 것으로 추정된다. 복원될 월정교는 길이 66.2m, 너비 9m, 교각 높이 8.3m 규모다. 그 위 양쪽에 9m 높이의 누각이 세워진다. <복원예상도 참조>

복원에 들어가는 예산은 대략 235억원. 다리 1m에 3억5000만원이 드는 셈이다. 이처럼 많은 비용이 드는 까닭은 무엇일까. 한 마디로 지붕이 있는 누교(樓橋) 형태 때문이다. 필요한 돌과 나무는 구하기조차 어렵다.

양쪽 교대와 교각 4기는 화강석이 사용된다. 월정교 잔해를 발굴한 결과를 근거로 원래대로 복원하려는 것이다. 복원에 사용될 화강석은 모두 5200㎥. 돌은 보통 1㎥가 3t 정도여서 무려 1만5600t의 화강석이 필요하다.

복원을 맡은 경주시는 경주 일대 산 등을 샅샅이 뒤지고 있다. 현재 외동지역의 공장·도로 공사 현장에서 나온 화강석을 월정교 잔해와 재질·색·경도면에서 비교하고 있다. 사용 가능성을 판단하기 위해서다. 경주에서 화강석을 확보하지 못하면 외지에서 구해야 하는 어려움을 겪게 된다.

어려움은 또 있다. 화강석을 구하더라도 일일이 사람 손으로 가공해야 하는 점이다. 돌 절단 등 가공 때 기계 톱을 사용할 수 없다.

60만재(才)나 들어가는 소나무를 구하는 일도 만만찮다. 1재는 1치(3㎝)X1치(3㎝)X12자(3m60㎝) 크기다. 경주시는 지름 1자 이상의 큰 소나무를 울진·봉화 등지서 구하기 위해 산림청과 협의 중이다. 치수가 큰 목재는 이에 못 미치는 나무보다 10배 비싼 것으로 알려졌다.

황선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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