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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양 시장의 봄 … 상반기 전국서 9만여 가구 쏟아진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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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5면

4·9 총선으로 한동안 개점휴업 상태이던 아파트 분양시장이 이달 말부터 본격적으로 열린다. 총선 이후 이미 용인 등 수도권 인기 지역의 분양을 시작으로 여름 비수기가 시작되기 전인 6월까지 전국에서 9만여 가구가 나올 예정이다.

서 울에서는 분양가상한제를 피하기 위해 지난해 인허가 절차를 서두른 재개발 단지가 줄줄이 나온다. 수도권 민간택지에서도 분양가상한제를 피한 분양물량이 봇물을 이룬다. 이미 분양가상한제가 시행되고 있는 공공택지 내 분양물량 역시 전국 곳곳에서 나온다. <표 참조>

주택 수요자 입장에서는 선택의 폭이 넓은 셈이다. 특히 분양물량이 일시에 몰린 데다 청약심리가 전반적으로 위축된 상태이기 때문에 주택수요자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 다양한 ‘당근’을 내놓고 있는 건설사들도 많다.

이럴 때일수록 주택수요자들은 청약전략을 철저하게 짜야 한다. 분양가상한제 적용 물량과 비적용 물량이 동시에 나오므로 각각의 장단점을 잘 따져봐야 한다. 또 청약가점제가 실시되고 있어 자신의 청약가점에 맞춘 차별화된 청약전략이 필요하다.

◇청약시장 지역별 양극화할 듯=최근 분양된 단지들의 청약 경쟁률을 보면 상반기 분양시장의 판도를 예측해 볼 수 있다. 가장 인기가 높을 것으로 보이는 물량은 역시 서울 재개발 단지다. 용산구 용문동 일대를 재개발한 브라운스톤 용산 아파트는 최근 최대 17.6대1의 청약경쟁률을 보이며 1순위에서 청약을 마감했다. 이달 초 청약을 받은 서울 성북구 하월곡동 월곡 푸르지오의 경우도 1순위에서 최고 9.8대1의 청약경쟁률을 기록할 정도로 청약경쟁이 뜨거웠다.

이런 서울 재개발 단지의 청약열기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부동산J테크 정현조 팀장은 “최근 서울 강북지역의 기존 아파트값이 많이 올라 재개발을 통해 공급되는 새 아파트의 분양가가 오히려 인근 기존 아파트값보다 싼 경우도 있어 가격 이점까지 부각되고 있다”고 말했다. 재개발 활성화를 공약으로 내세운 새 정부 출범 이후 재개발 지역에 대한 기대감이 더 커진 것도 청약열기를 부추기는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된 수도권 공공택지 내 아파트도 관심 분양지로 꼽힌다. 이달 초 청약접수를 받은 용인 흥덕지구 흥덕힐스테이트의 경우 최대 43.6대 1의 청약경쟁률을 기록하며 청약을 끝냈다.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돼 주변 시세보다 분양가가 싸 청약자들이 대거 몰렸다.

올 들어 수도권 민간택지에서 나온 분양물량들은 고전을 면치 못했다. 한꺼번에 분양물량이 쏟아진 데다 분양가상한제 아파트를 기다리는 주택수요자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민간택지 내에서 분양가상한제를 피해 나온 아파트들은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된 아파트와 경쟁해야 하기 때문에 청약자들을 끌어 모으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 쌓였던 미분양이 점차 소화되고 있고 청약률도 연초에 비해 높아지는 추세여서 분양시장 상황은 점차 좋아질 것이란 전망이 많다.

실제 최근 용인 신봉동과 경기 광주에서 청약접수를 받은 단지들의 경우 중소형은 모두 모집가구수를 채우고 청약을 마감했다.

지방 분양시장은 당분간 겨울이 지속 될 전망이다. 2~3년 전 분양가로 살 수 있는 미분양 아파트들이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역과 단지에 따라 온도차이는 있다. 이달 부산 해운대구에서 분양된 해운대신시가지 KCC스위첸 아파트의 경우 청약순위 내에서 청약을 마감했다.

◇청약전략 어떻게 짤까=자신의 청약가점과 이주 계획에 맞는 집을 고르는 게 중요하다. 청약가점이 낮으면서 무턱대고 인기 분양지로 꼽히는 곳에 청약해선 얻는 게 없다. 최근 분양된 서울 브라운스톤 용산 중소형의 경우 최저 당첨 가점이 49점이었고 평균은 55점이었다. 용인 흥덕힐스테이트도 당첨자들의 가점이 51~81점이었다. 만점(84점)에 가까운 청약자가 청약할 정도로 인기가 높았던 셈이다. 올 상반기 분양될 인천 청라지구의 경우 분양가가 주변 시세보다 싼 3.3㎡당 900만원 이하로 책정될 전망이어서 청약 가점 커트라인이 50점을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른 시일 내에 좀 더 넓은 집으로 갈아탈 계획이 있는 주택수요자의 경우는 분양가상한제 아파트 전매제한 규정을 잘 살펴야 한다. 분양가가 싸다가 무턱대고 청약해선 곤란하다. 수도권 공공택지의 경우 전용 85㎡ 이하 중소형은 계약 후 10년, 전용 85㎡ 초과 중대형은 계약 후 7년간 아파트를 되팔 수 없기 때문이다.

청약가점이 낮은 주택수요자의 경우 민간택지 분양지에서 요즘 한창 유행하고 있는 이른바 4순위 청약(무순위 청약)도 고려할 만 하다. 또 청약가점제에서 불리한 신혼부부는 청약우선권이 주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지분형 주택 등이 공급될 하반기 이후로 청약을 미루는 게 낫다.

반대로 청약 가점이 매우 높은 청약자는 올해 진행될 광교신도시나 판교신도시 분양을 기다리는 게 유리하다. 올 봄 분양 대목 이후 선보일 알짜 단지를 기다려보는 것도 한 방법인 것이다.

함종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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