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조원 쥔 버핏, 유럽 잡으러 간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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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오마하의 현인’이 짐을 꾸리기 시작했다. 새로운 투자처를 찾아 길을 나서는 것이다. 이번 행선지는 유럽이다.

블룸버그 통신은 22일(현지시간) “워런 버핏(77·사진)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이 다음달 인수 기업을 물색하기 위해 유럽을 방문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버핏의 이번 여행 일정을 준비하고 있는 이탈리아 정유사 사라스의 안젤로 모라티 부회장은 “이번 여행의 목적은 유럽식 기업왕조라 불리는 가족 기업의 소유주들을 만나는 것”이라며 “조만간 이 대기업들 중 하나가 버핏 수중에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탈리아 밀라노와 스페인 마드리드는 이미 버핏의 방문지로 확정됐고, 독일과 스위스 방문 도시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이번 여행에는 이스라엘 이스카르메탈사의 아이탄 워다이머 사장이 동행한다. 이스카르메탈은 버크셔 해서웨이가 해외 기업으로는 처음으로 2006년 인수한 회사다. 버핏은 세계의 여러 공장에 절삭공구를 납품하는 이 회사 지분 80%를 인수하는 데 40억 달러를 들였다.

버핏이 이끄는 버크셔 해서웨이가 당장 쓸 수 있는 현금성 자산은 40조원에 이른다. 버핏은 이 돈을 미국 밖에 있는 기업에 투자하기 위해 투자처를 물색해 왔다. 버핏의 투자 방식은 독특해서 경영 상태가 좋지만 잠재적 경쟁자들에게는 진입 장벽이 높은 비공개 회사를 선호한다. 또 인수 후에는 그 회사의 설립자에게 경영을 맡긴다고 블룸버그 통신은 전했다.

최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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