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 핵실험 폴리네시아군도-독립운동 어디까지 왔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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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현지주민.인근주민.환경단체등의 연대반대에도 불구하고 프랑스의핵실험 재개가 확실시 되자 무루로아.타히티등의 주민들은 식민지인 자신들의 처지 때문에 종주국의 핵실험을 막지못하고 있다고 자각,최근 독립을 강력히 추진하고 있다.
이에 앞장선 사람은 오스카 태말(50.사진)폴리네시아해방전선당수. 이 지역 식민지가 독립하려면 일단 유엔 非식민지위원회의토의대상인 「非자치지역」 명단에 오른 후 유엔에서 독립가능여부를 표결로 결정하고 최종적으로 현지 주민투표로 독립여부가 결정된다. 폴리네시아군도의 경우 프랑스 제4공화국 헌법에서 프랑스연합의 일부로 분류돼 아예 토의대상 명단에서조차 빠져있는 형편이다. 이 명단에 오르려면 일단 현지의회가 독립을 의결,남태평양국가회의(SPF)에 독립의사를 제출하고 SPF가 이를 승인해야 한다.
이를 위해 태말당수는 내년도 의회선거때 독립지지파의 대거 당선을 위해 벌써부터 바쁘게 뛰면서 일본을 비롯한 태평양 연안국가들에 지원 요청도 펴고 있다.
그는 독립을 쟁취한 후 그동안 당한 핵실험 피해 보상도 국제사법재판소에 제소해 받아낼 방침이라고 한다.
그러나 이같은 독립의지와 조직적인 핵반대운동에 회의를 보내는시각도 적지않다.
현지주민들의 의사를 무시한 강대국의 핵실험에 대항해 75년 남태평양군도의 대표들이 피지섬에 모여 이른바 「非核독립태평양운동」을 발족,조직적인 핵반대운동을 전개한 적이 있으나 별로 실효를 거두지 못했다.
실제로 핵실험이 가장 활발했던 70년대 후반 지역경제의 80%가 핵실험에서 나오는 돈으로 운영됐으며 현재 이 지역주민이 사용하는 생필품의 90% 이상이 수입품이다.
프랑스정부는 내년5월까지 8차례의 핵실험을 통해 이 지역에 50억프랑(7천5백억원)을 쏟아부을 예정이다.
『프랑스의 지원없이는 단 1개월도 자급자족할 수 없다』는 한주민의 냉소적 넋두리에서 폴리네시아의 현실이 잘 나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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