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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명품 신차들 ‘부자 왕서방’에 윙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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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메르세데스-벤츠 디터 제체 회장<右>이 중국 여배우 장쯔이와 함께 새 모델 ‘GLK’를 공개하고 있다. [벤츠코리아 제공]

중국의 모터쇼라면 값싼 소형차가 판을 칠 법한데 아니었다. 20일 개막한 제10회 베이징 모터쇼에서는 근래 뚜렷한 ‘소형화’ ‘친환경성’의 흐름이 무색할 정도로 고급 모델과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의 격전장이었다. 중국이 ‘큰 차’를 찾기 시작했다는 점을 메이커들이 간파한 것이다.

28일까지 베이징 ‘신국제전람센터’에서 열리는 이번 모터쇼에는 2100여 개 자동차 관련 업체가 참가해 역대 최대 규모였다. 한국자동차공업협회의 강철구 이사는 “근래 베이징 모터쇼는 프랑크푸르트나 디트로이트 모터쇼 못지않게 신차가 봇물을 이뤄 위상이 한껏 높아졌다”고 말했다.

◇독일 차, SUV 2종 선보여=디터 제체 메르세데스-벤츠 회장은 이날 모터쇼에서 중국의 유명 여배우 장쯔이와 함께 새 SUV 모델 ‘GLK’를 직접 몰고 나타났다. 벤츠가 베이징 모터쇼에서 세계 첫 공개모델(월드 프리미어)을 선보인 건 처음이다.

제체 회장은 “벤츠의 중국 판매량은 지난해 53% 늘었다. 이 다이내믹한 시장에서 새 모델을 공개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기존 M클래스보다 작은 GLK는 연말 우리나라에도 출시된다.

아우디도 새 SUV ‘Q5’를 세계 최초로 여기서 공개했다. Q7보다 작은 중형 SUV로 2.0 가솔린·디젤 두 모델과 3.0 디젤 모델이 있다. 볼보는 SUV와 세단을 결합한 크로스오버차량(CUV) XC60을, 랜드로버는 디젤 하이브리드 컨셉트카 ‘LRX’를 아시아 최초로 선보였다.

기아자동차는 ‘모하비’(중국명 바루이)를 공개하고 7월부터 판매에 나선다. 기아차의 김봉경 전무는 “쏘렌토와 스포티지에 이어 중국에 기아차 SUV 돌풍을 이끌 것”으로 기대했다.

지난해 중국 내 SUV 판매량은 35만7000여 대로 전년 대비 50% 급증했다. 중국 차 시장의 평균성장률(20%)을 훨씬 웃돈다. 지난해엔 중국 창청차의 ‘하포’와 치루이(奇瑞)차의 ‘티고’, 혼다 ‘CR-V’ 등 중국·일본제 SUV가 인기였다.

◇한국은 최고급 세단으로 승부=쌍용차와 현대차는 최고급 세단 모델을 출품했다. 쌍용차는 이날 대형 세단 ‘체어맨W’를 중국에서 6월 시판한다고 밝혔다. 3.6L급 모델 한 가지를 상하이차 딜러망을 통해 판다. 최형탁 사장은 “상하이차 그룹의 지원으로 시장 진입에 성공할 것”으로 기대했다.

현대자동차의 ‘제네시스’(중국명 로헨스)도 출사표를 냈다. 엄광흠 현대중국판매본부장은 “고급 대형차의 지난해 판매가 34% 늘었다. 제네시스로 중국 상류층을 적극 공략하겠다”고 말했다. 현대·기아차는 2010년 중국 시장 100만 대 판매를 목표로 조직을 개편해 ‘중국사업총괄’ 부문을 새로 만든다고 이날 밝혔다.

◇중국 차, 세계로 나간다=중국 현지업체들도 공세로 전환하고 있다. 세계시장 진출을 겨냥한 신차 출시에 나선 것. 중국 최대 승용차 메이커인 치루이차는 소형차 ‘QQ6’와 중형세단 ‘이스타6’를 출품했다. 인통야요 사장은 “우리 목표는 세계 일류 브랜드로 발돋움하는 것이다. 내년이면 미국 진출도 가능해진다”고 밝혔다.

치루이차는 이미 러시아·중동·아프리카·남미에 완성차를 수출하고 있다. 폴 스토 지리(吉利)차 상무도 “3분기 중에 러시아에 선적하고 내년엔 미국에서 ‘지리’ 자체 브랜드로 판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베이징=한애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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