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폭탄테러와 "이" PLO 평화협상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최근 팔레스타인 과격파들의 폭탄테러가 잇따라 살얼음판을 걷고있는 이스라엘-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간 중동평화협상에 새로운 변수가 되고 있다.
30여명의 사상자를 낸 지난달 24일의 텔아비브 사건에 이어지난 20일 예루살렘에서 똑같은 버스폭발사건이 발생,5명이 숨지고 1백여명이 부상한 사건이 발생했는데 두사건 모두 팔레스타인 이슬람 과격단체 「하마스」의 자살특공대가 저 지른 것으로 조사결과 드러났다.
지난 1월 서부해안 도시 나타니야에서 일어난 버스폭발사건 이후 반년간이나 잠잠했던 테러가 이처럼 갑자기 기승을 부리게 된것은 요르단江 서안지구 반환문제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당초 지난달초로 잡혔던 이스라엘군의 철수가 예정보 다 늦어져 과격파들의 불만이 폭발했다는 것이다.
이같은 연쇄테러사건으로 이스라엘내 평화협상 반대파들도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예루살렘등 주요도시에서는 팔레스타인에 대한 즉각적인 복수를 외치는 격렬한 가두시위가 연일 벌어졌다.야당인 리쿠드당은 이츠하크 라빈총리가 이끄는 현 사회당 정권의 즉각퇴진과 조기총선을 요구하고 나섰다.
이같은 여론의 악화로 이스라엘 정부는 현재 진행중인 PLO와의 평화협상을 즉각 연기하는 한편 가자및 요르단江 서안지구등 팔레스타인 자치지역을 봉쇄했다.
이렇게 보면 이스라엘과 협상중인 PLO를 「반역자」로 몰아붙이고 중동평화협상의 판을 깨려는 하마스의 의도가 어느정도 들어맞은 셈이다.그러나 이같은 이슬람 근본주의자의 방해에도 불구,이-PLO간 타협이 종국에는 성사되리라는게 일반적 인 분석이다. 이는 무엇보다 이스라엘 정부의 평화의지가 확고하기 때문이다.라빈총리는 이번 사건 직후 『최근의 테러로 고비를 맞고 있지만 평화를 원하는 팔레스타인人들과의 협상은 어떠한 일이 있어도계속될 것』이라고 못박았다.
또 과거 이스라엘 국민중 절반이 팔레스타인과의 평화공존을 지지해왔는데 이 비율이 이번 테러에도 불구,전혀 변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 고무적인 현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밖에 지난 18일 PLO소속 팔레스타인경찰이 가자지구내 하마스일당을 체포하는 장면이 이스라엘TV에 생생히 방영된 점도 보탬이 된것으로 평가되고 있다.『어떠한 테러행위도 용납지 않겠다』고 누차 다짐해온 야세르 아라파트 정권의 신뢰 도를 높이는데 크게 기여했기 때문이다.결국 하마스의 도발에도 불구,현재의여건으로 보아 이-PLO간 중동평화 구도는 크게 흔들리지 않을것으로 보인다.
[런던=南禎鎬특파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