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훈 9단(1승1패) ●·이세돌 9단(1승1패)
56으로 몰면 62까지는 외길. 기분 좋게 백진을 눌러버린 흑은 63으로 대마에 안전장치를 해두고 서둘러 우하의 쟁처로 떠났다. 누누이 언급했듯이 우하야말로 급한 곳이었다. 당장의 생사 때문에 숨 돌릴 겨를이 없었지만 두 기사 모두 속으로는 한시 바삐 이곳으로 가고 싶어 몸살이 날 지경이었다. 그곳을 흑이 차지한 것이다. 이세돌 9단은 65, 67을 두면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을 것이다.
이 흐름을 저지할 수는 없었을까. 있었다. 지금은 백△가 축머리 역할을 하고 있어 좀 더 강력한 수가 가능했다.
그 수가 ‘참고도1’ 백1의 젖힘이다. 흑2로 곱게 받아준다면 백7까지 실전과는 대차가 난다. ‘참고도2’ 흑2, 4로 반발하는 수도 11에서 수 부족. 김지석 4단은 이 수순을 보여주며 “상대는 이세돌 9단이니까 뭔가 변화를 일으키겠지만 어떤 싸움도 백이 해볼 만할 것이다”고 말한다.
수순 중 64는 손을 뺄 수 없다. 백이 A로 두는 수가 있어 바로 큰 수가 나버린다.
박치문 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