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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계 여대생, 미 펜싱 국가대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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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반드시 금메달을 목에 걸겠습니다. 어머니의 나라인 한국과 아버지의 나라인 미국 모두를 위해서입니다.”

한국계 미국인 최초로 미국 펜싱국가대표팀에 선발된 에밀리 크로스(21·사진)는 올 여름 베이징 올림픽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플뢰레 종목 개인·단체전에 출전 예정인 그는 펜싱에 입문한 지 13년 만에 올림픽 금메달에 도전한다. 하버드 대학 펜싱팀 소속으로 2006년 미국대학체육 협회(NCAA) 펜싱대회에서 우승했다. 2008년 4월 현재 NCAA 펜싱 여자 개인부문 1위, 세계 랭킹 9위에 올라 있다. 록펠러대 교수인 미국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뉴욕 맨해튼에서 중·고등학교를 마치고 하버드에서 의학을 공부하고 있다.

크로스는 “대학 시절 펜싱 선수로 활약했던 아버지의 권유로 9살 때 펜싱을 시작했다”며 “처음엔 취미였지만, 코치의 권유로 선수의 길을 걷게됐다”라고 말했다. 그는 “펜싱은 신체는 물론 정신 면의 강인함까지 요구하는 스포츠”이라며 “정상에 오르고, 그 자리를 계속 지키려면 끝없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올림픽 출전이 처음인 그는 “경험은 부족하지만 어렵게 잡은 기회를 놓치기 싫다”며 “남은 3개월 동안 준비를 철저히 해 금메달을 목에 걸고 돌아오겠다”라고 말했다.

일 년 중 275일 이상 연습을 한다는 그는 “내가 펜싱을 할 수 있는 원동력은 가족”이라며 “한국과 미국, 그리고 가족에게 금메달을 선물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부모와 오빠 등 전 가족이 그를 응원하기 위해 중국으로 떠날 예정이다.

크로스는 경기 참가를 위해 한국의 서울·제주·태백 등지를 방문한 적이 있다. 한국 선수들과 친분을 쌓아왔고 김치·갈비를 비롯한 한국 음식도 좋아한다. 크로스는 선수 활동을 마친 뒤 대학원에 진학할 예정이다.

뉴욕지사=정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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