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이 아프면 몸도 아프다] 3. "공기 나빠 건강 해쳐" 10%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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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국민 10명 중 한명꼴로 나쁜 공기 탓에 본인 또는 가족이 건강을 해친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새 집으로 이사하거나 집을 새로 수리한 후 두통.피부염.천식 등의 증상을 보이는 '새 집 증후군'에 시달린 적이 있는 사람도 전체의 12.9%나 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중앙일보 여론조사팀이 지난달 9~10일 전국의 성인 남녀 1009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환경오염 피해에 대한 인식이 지역별로 상당한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서울지역 응답자 가운데 공기오염으로 건강을 해쳤다고 대답한 경우가 20.1%로 나타나 전국 평균의 2배에 가까웠다.

전체 응답자의 58.8%가 '환경오염이 건강에 심각하게 영향을 준다'고 응답했으며 33.7%는 '어느 정도 영향을 준다'고 답했다. 서울지역에선 '심각하게 영향을 준다'는 응답자가 69%에 달했다.

그런데도 정부가 오염관리를 위해 정해 놓은 환경기준이 건강을 지키는 데 효과적이지 못하다고 응답한 사람이 64.6%에 이르러 환경대책에 대한 불신감이 큰 것으로 드러났다.

가장 심각한 환경오염으로는 공기오염을 지적한 응답자가 54.3%로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는 먹는 물 오염 20.8%, 식품 오염 10.8%, 유해화학물질 6.8%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먹는 물로 인해 건강 피해를 봤다는 응답자는 전체의 3.6%로 나타났으며 지역별로는 대전.충청지역이 6.3%, 서울이 5.7%로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마시는 물은 수돗물을 끓여 먹는 경우가 46.2%로 가장 많았고 수돗물을 정수기로 걸러 마시는 경우도 30.9%를 차지했다. 수돗물을 그냥 마시는 경우는 6.4%,먹는샘물(생수)을 마시는 경우 6.9%,약수를 마시는 경우는 9.5%였다.

이와 함께 식품으로 인해 식중독 등의 피해를 봤다고 대답한 경우는 전체의 18.3%에 이르렀다.또 유전자변형 생물체(GMO)를 원료로 만든 음식을 제공하는 식당에 절대로 혹은 가능하면 가지 않겠다고 응답한 경우가 83.8%에 이르렀으며 4.3%는 상관하지 않겠다고 응답했다. 11.8%는 GMO에 대해 잘 모른다고 응답했다.

이 밖에 소득이 높을수록 '새 집 증후군'을 경험한 비율도 높아 월소득 1000만원 이상인 응답자의 경우 33.3%가 이를 경험했다고 답했다. 또 50.9%는 전자파 노출을 줄이기 위해 노력한다고 대답했고 55.5%는 환경호르몬의 위협을 매우 혹은 어느 정도는 느낀다고 응답했다.

한편 더 나은 환경을 위해 주거비용으로 한달에 얼마를 추가로 지불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는 전체 35.3%가 10만원 미만을, 19.4%는 10만~30만원을 추가 지불하겠다고 응답했다. 하지만 20%는 추가 지불은 곤란하다고 응답했다.

이번 조사의 표본 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다.

신창운 여론조사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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