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주말의 TV 영화] 초콜릿 外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21면

*** 작은 마을에 들어선 초콜릿 가게

초콜릿 ★★★☆(★ 5개 만점)

( KBS 2 밤 11시10분) 감독 : 라세 할스트롬

주연 : 쥘리에트 비노슈.주디 덴치.조니 뎁

'길버트 그레이프''개 같은 내 인생'을 감명깊게 본 관객이라면 라세 할스트롬 감독 작품이라는 점만으로도 신뢰할 수 있을 터이다. 연기력 좋은 배우들이 포진한 데다 로맨틱 코미디 영화라 유쾌함과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다.

1960년대 프랑스의 작은 마을. 오랫동안 평화롭게 지내온 보수적인 곳이다. 이곳에 비안느라는 여인이 어린 딸을 데리고 나타나 초콜릿 가게를 차린다. 그러나 시장을 비롯한 마을 '어른'들은 초콜릿이 사람들의 입맛을 망치게 한다며 문을 닫게 만들려고 한다. 활달하고 따뜻한 성품을 지닌 비안느는 이에 굽히지 않고 마을 사람들에게 다가간다. 특히 그녀가 만드는 초콜릿의 맛이 워낙 뛰어나 마을 사람들도 호감을 갖게 된다. 하지만 보수적인 이들은 여전히 비안느를 쫓아내려 하고 이런 시련 속에서 그녀는 한 남자와 사랑에 빠지게 된다.

2001년작. 원제 Chocolat. 15세 이상 시청가.

*** '살인의 추억' 봉준호 감독 데뷔작

플란다스의 개 ★★★☆

(SBS 밤 11시45분)

감독 : 봉준호 주연 : 이성재.배두나

'살인의 추억'으로 이름을 얻은 봉준호 감독의 전작이자 데뷔작이다. 개봉 당시엔 흥행 성적이 저조했고 작품적으로도 그다지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그러나 일부 평론가는 '살인의 추억'보다 더 낫다고 할 정도로, 찬찬히 뜯어보면 함의가 풍부한 영화다. 교수 자리를 잡지 못해 백수처럼 지내는 대학 시간 강사(이성재), 아파트 관리사무실에서 경리를 보는 여직원(배두나), 그녀의 친구로 만화를 보며 시간을 죽이는 게 일인 문방구 여점원, 아파트 지하의 한 구석에 '보금자리'를 튼 노숙자 등 등장 인물의 면면만으로도 예사로운 영화가 아니라는 느낌을 준다.

서울의 한 아파트. 집에 있는 시간이 많은 시간강사 고윤주는 멍멍 짖어대는 개소리에 신경이 예민해진다. 결국 견디다 못해 개를 '납치'해 아파트 지하실에 가둔다. 그런데 이 개를 아파트 경비원이 '식용'으로 처치해 버리면서 사태가 꼬이기 시작한다. 겉으로는 개를 납치해 죽인 한 사내와 그를 쫓는 여성 간의 쫓고 쫓기는 코미디풍이지만 일상의 무료함 속에서 현대인들이 얼마나 내면에 폭력성을 안고 살아가는지를 성찰한 영화다. 2000년작. 15세 이상.

*** 아들 위해 몸을 파는 어머니

맘마 로마 ★★★★

(EBS 밤 11시) 감독 : 피에르 파올로 파졸리니

주연 : 안나 만냐니.에토레 가로폴로

매춘부였던 여성이 자식을 위해 새로운 삶을 살고 모든 것을 희생하지만 결국엔 꿈이 허망하게 스러지는, 비극을 그린 영화다. 아들을 시골집에 맡겨놓고 매춘부로 생계를 이어가던 맘마 로마는 16세가 된 아들을 데려오기로 작정하고 과일과 야채를 파는 가게를 연다. 하지만 포주는 그녀에게 다시 매춘을 하러 나오든지, 거금의 몸값을 내야 자유롭게 해주겠다고 괴롭힌다. 맘마 로마는 돈을 구할 수 없어 또다시 매춘부가 되고, 아들은 거리의 친구들과 어울리면서 점점 방탕해진다.

보다 못한 맘마 로마는 아들을 설득해 레스토랑에 취직시키고 아들도 견실하게 일할 결심을 한다. 하지만 어머니의 전력을 모르고 있던 아들은 여자 친구로부터 어머니가 매춘부라는 사실을 전해 듣고는 좌절에 빠져 레스토랑을 뛰쳐나온다. 그는 어느 날 병원에서 라디오를 훔쳐서 나오다가 들켜 총격을 받게 된다. 시인이자 소설가이고 혁명가이기도 했던 이탈리아의 유명 감독 파졸리니의 두번째 작품이다. 베니스영화제에서 비평가상을 받았다. 1962년작. 원제 Mamma Roma. 19세 이상.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