臺灣사태 개입시사 발언-美 對中 입장 첫 공식 표명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지난달 중국의 제1차 미사일발사 훈련으로 시작된 중국-대만 긴장관계는 이 지역이 동북아시아의 새로운 전쟁발발 가능지역이라는 미국의 인식을 이끌어 내면서 미국으로 하여금 대만에 대한 안전보장 확인 등 상응조치를 취하게 만들고 있다.
내털리 벨로치 대만주재 미국협회 수석대표(대사급)의 발언은 미국의 이같은 인식을 입증하는 것으로 악화되고 있는 중국-대만관계에 대한 美행정부의 첫 공식 입장표명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미국은 지난 79년 중국 수교.대만 단교이후 대만에 대한 관계를 규정한 대만관계법에 따라 대만지역에 전쟁발발시 개입할 수 있는 근거를 확보해 놓고 있다.그러나 이 관계법은 그동안 美-中간 관계정상화와 교류관계 확대에 따라 빛을 보 지 못했으며,미국의 대만에 대한 방어용 무기수출등 일부 제한적 항목에서거론되는 수준이었다.
따라서 이번에 미국이 대만관계법 제2조에 규정돼 있는『대만의주민과 사회경제제도를 위협하는 무력 및 강제행동에 대해 미국은대항한다』라는 조항에 의거,대만 전쟁발발시 이에 개입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힌 것은 그만큼 대만해협에서 최 근 조성되고 있는 긴장분위기를 심각하게 인식하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미국은 중국이 지난달부터 연속적으로 벌이고 있는 군사훈련이 대만에 대한 침공으로 이어질 가능성,유사시 양측 군부가취할 돌발적 행동가능성,그리고 훈련기간중 일부 통제능력 미비등으로 인한 전쟁 발발 가능성에 대해 주의를 기울 이고 있다.
미국은 또 중국의 군사훈련으로 대만의 경제권이 봉쇄될 가능성이 있으며,이같은 효과가 제한적으로나마 이미 나타나고 있다는 점에 신경을 쓰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은 대만관계법에 의거,대만에서 전쟁발발과 함께상응한 조치를 취할 수 있다는 전쟁억지에 관한 의지를 표명함으로써 최근 사태와 관련해 중국측에 주의를 환기시킬 필요성을 느끼고 있으며,벨로치 대표의 이번 발언은 美행정부 의 우려가 구체적으로 표명된 것으로 해석된다.
[臺北=劉光鍾특파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