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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위기의 여자" 손숙씨 열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2면

주위에서는 모범부부로 부러움을 사고 있는 한 가정에 뜻하지 않은 불행이 찾아든다.안정된 중류가정의 한 행복한 여성이 어느날 뜻하지 않던 암초에 부닥친다.인생을 사랑과 결혼에 걸고 한가정을 이룸으로써 성공했다고 굳게 믿고 있는 모 니크.그녀는 어느날 밤 남편 모리스에게 애인이 있다는 사실을 남편의 고백을통해 알게 된다.놀라움과 분노,초조와 불안의 소용돌이 속에서 그녀는 처음으로 「나는 무엇인가」라는 자기성찰을 시작한다.
『나는 과연 행복한 가정을 이뤄왔던가.』『남편과의 사랑은 진실이었나.』『그 행복은 한낱 허상에 불과했던가.』 그녀는 오랜회의와 절망의 수렁 속에서 다시 어두운 현실로 돌아온다.누구에게도 구원은 청할 수 없다.문은 스스로 열어야 한다.결국 그녀는 자신이 그 문을 열어야 한다는 것을 자각한다.
프랑스의 지성 시몬 드 보부아르의 소설 『위기의 여자』.이 작품을 한국여성의 현실에 맞게 각색한 연극 『위기의 여자』가 산울림소극장 무대에서 재공연중이다.『위기의 여자』는 지난 86년 초연돼 7개월동안 5만여명의 관객을 동원,그해 동아연극상 대상수상등 최대의 화제를 모았던 작품이다.
당시 한국주부들은 이 작품을 통해 「여성」으로서 새롭게 자신을 되돌아볼 수 있었다.이번 공연에서는 방송인으로 활약하고 있는 손숙이 주인공 모니크역을 맡아 새로운 『위기의 여자』를 선보이고 있다.
『20여년 결혼생활을 꾸려오면서 나름대로 느꼈던 「여성」과 「나」간의 갈등과 그 결론들을 내 방식대로 표현해볼 생각』이라고 밝힌 孫씨는 그녀 특유의 친밀함과 섬세함으로 평범한 가정주부로 살아가는 이 시대의 일반여성들에게 가장 현실 감있게 다가설 수 있는 모니크가 될 것으로 보인다.상대역인 남편 모리스에는 『무정부주의자의 사고사』이후 오랜만에 다시 산울림 무대에 서는 채희재가 맡아 열연중이다.모니크의 딸.친구.의사의 1인3역으로 예수정이 출연하고 있다.임영웅 연출.17일부터 10월8일까지.화 오후3시.7시30분,수.목 오후7시30분,금.토 오후3시30분.7시30분,일 오후3시.월요일 휴관.(334)5915. 李順男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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