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여행>所聞-본디 근거있는 말을 뜻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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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0면

所는 戶(지게문 호)와 斤(도끼 근)의 결합이다.지게문은 「반쪽의 방문(房門)」이다.그것을 좌우로 두개 단 것이 현재의 門으로 「대문(大門)」의 뜻이 있다.
여기서 所는 「도끼(斤)로 반쪽을 내는 것(戶)이 돼 본디 「장작 패는 것」을 뜻했다.그것은 일정한 장소와 사람.행위가 뒤따랐으므로 所는 「장소」와 「행위」를 뜻하게 됐다.所感(소감).所見(소견).所得(소득).所願(소원).所有(소 유).急所(급소).場所(장소)등 많다.
聞은 대문(門)사이에 귀(耳)를 대고 있는 모습이다.그것은 엿듣기 위해서다.따라서 본뜻은 「듣다」가 된다.참고로 대문 사이에 해(日)가 보이는 것이 間(사이 간),입(口)를 내밀고 있는 것이 물을 문(問)이다.聞達(문달).見聞(견 문).新聞(신문).聽聞會(청문회).醜聞(추문).風聞(풍문)이 있다.
따라서 所聞의 본디 뜻은 「들은 바」「들은 것」이 된다.요즘은 「들리는 말」이란 뜻으로 사용돼 신빙성이 그다지 크지 않다는 의미도 들어 있다.
그러나 본디 「所聞」은 아주 오랜 옛날부터 쓰였던 말로 「근거를 충분히 갖춘 말」을 뜻했다.공자는 「所聞」에 근거해 일국(一國)의 역사를 썼던 것이다.그가 쓴 조국 노(魯)의 역사 춘추(春秋)는 12왕 2백42년의 역사를 담고 있 는데 그중 「所聞」만을 가지고 쓴 부분은 놀랍게도 전체의 3분의 2가 넘는 1백81년이나 된다.
요즘 그 「所聞」때문에 전국이 떠들썩하다.본디 근거를 갖춘 말이어야 하는데 혹 그렇지 않다면 그것은 사실무근(事實無根)의「뜬 所聞」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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