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엔低 달러高 어디까지 갈것인가-국내업계 움직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1면

17일 S은행 외환 딜링룸.
이곳은 평소 하루 외환거래가 5천만달러정도였으나 기업들의 환거래 발걸음이 뜸해지면서 최근엔 거래액이 1천만달러정도로 뚝 떨어졌다.
삼성.대우등 대기업들이 급박하게 진행되는 달러강세현상으로 올봄 超엔고현상 때 짜놓은 수출 및 외환대책들을 일부 수정하고 재검토하느라 외환거래를 일단 거의 올스톱시킨 상태.
기업들은 최근 달러강세가 단기적으로는 별 영향이 없지만 연말이나 내년부터는 자동차.가전.선박등을 중심으로 다소의 수출경쟁력 약화현상을 가져올 것이란 기본 판단아래 환율환경변화에 적극대처한다는 입장이다.
㈜대우.현대종합상사등은 달러화 강세에 따라 엔화와 원화 약세현상이 벌어질 것으로 보고 달러화를 가급적 빨리 내다팔던 환거래방침을 일단 유보한채 외환시장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
현대종합상사의 김상명(金相明)이사는『환율변동이 급격해 선물환등 환차손을 회피하기 위한 외환거래에는 더욱 더 보수적으로 나가게될 것』이라며 『달러화가 강세인만큼 앞으로 달러화결제는 수출은 가급적 늦게,수입은 빨리 하는 방향으로 환거 래가 바뀌게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포항제철은 철강수출 경쟁력에는 별 문제가 없지만 엔화부채에 대한 부담은 다소 늘어나 짐이 될 것이라며 우려를 나타냈다.
선박.자동차등은 일본 업체들이 경쟁력을 회복해 해외시장에서 강력하게 반격해올 것으로 보고 대책마련에 고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우중공업 서인준(徐仁俊)조선영업기획이사는『조선부문에선원가절감등 기본적인 노력을 강화할 수밖에 없지만 달러강세에 맞춰 원화가 더욱 떨어져줘야 비로소 라이벌 일본과의 경쟁이 가능해진다』고 강조했다.
LG전자등 전자업체들은 TV.VCR등 가전제품 가격경쟁력이 떨어지고 채산성이 악화되는 부작용이 나타날 것으로 보고 원가절감등 생산성향상방안을 재점검하기로 했다.
그러나 일제부품 가격이 떨어져 수입부담을 덜수 있다는 이점이있어 지난 봄 엔고시절 추진하던 수입선 다변화정책이나 국산화개발정책을 일부 수정하는 방안도 검토중이다.
LG전자 경영심사실의 권영제(權永濟)실장은 『당장 수출에는 큰 지장이 없고 연간 일제부품 수입등에서 2억달러안팎의 부담을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부분 대기업들은 달러화 강세가 계속되고는 있지만 아직까지 그 부작용이 미미한만큼 기왕에 세워놓았던 투자계획은 그대로 추진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삼성그룹은 엔화가 1백엔대로 떨어질 것으로 보면서도 일단 주력상품인 반도체가 달러화강세에 거의 영향을 받지 않을 것으로 보고 반도체설비 증설이나 자동차 투자등은 그대로 밀고나갈 방침이다. 〈閔國泓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