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대정치의식>2.변화하는 사회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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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우리 사회는 여러 집단의 갈등과 조화의 짜임새로 이뤄져 있다.과연 신세대들이 보는 우리 사회는 어떤 구조틀인가.이를 알아보기 위해 상반되는 집단간의 갈등정도를 측정했다(0점을 「기준」으로 7점척도로 측정.+1은 「약간 갈등」,+2 는 「대체로갈등」,+3은 「매우 갈등」으로 +3에 가까울수록 갈등정도가 심한 것임.역으로 -1은 「별로 갈등없다」,-2는「대체로 갈등없다」,-3은 「전혀 갈등없다」로 -3으로 갈수록 갈등이 없는것임). 신세대는 갈등이 가장 심한 집단으로 기업주:근로자의 관계를 꼽는다(+2.59점).
두번째는 부유층:서민이다(+2.41점).세번째는 영남사람:호남사람이다(+2.28점).이는 신세대가 「지역갈등」보다 「富를사이에 두고 대립적으로 이 루어진 집단간의 갈등」을 더 심각한사회문제로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그 다음의 갈등집단은 배운사람:못배운 사람(+1.92점),기성세대:젊은세대(+1.82점), 남성의 지위:여성의 지위(+1.80점), 도시사람:농촌사람(+1.5 3점), 정치인:유권자(+1.52점), 군인:민간인(+0.56점)순서로 꼽는다.
이러한 순위는 기성세대의 인식과는 차이나는 것이다.30세이상기성세대는 가장 큰 갈등집단으로 영남사람:호남사람을 꼽는다(+2.62점).
고질적인 지역갈등과 지역감정에 시달려온 삶의 경험이 그대로 배어나온 결과로 풀이된다.그 다음이 부유층:서민(+2.40점)이다.기업주:근로자는 세번째로 들고 있다(+2.22점).이러한조사결과는 우리 사회의 가장 큰 갈등요인이 기성세대에서는 「지역갈등」이었던 것이 신세대로 와서 자본주:근로자라는 「계급갈등적 성격」으로 바뀌고 있음을 예고하는 수치다.
신세대는 교육받은 가치관과 처해진 구조와의 사이에서 고민하고있다.이상과 현실이 다른 것이다.이상적으로는 「우리 사회가 대다수 민중에 의해 움직인다」고 생각한다(+0.57점).「가정보다 국가가 중요하다」는 생각에도 공감한다(+0.
50점).또한 「결혼할 때 상.중.하라는 소속계층을 고려할 필요가 없다」고 한다(+0.47점).다분히 당위적인 생각이다.
그러나 신세대를 얽어매고 있는 구조틀은 어떠한가.그들이 읽어낸 현실을 살펴보자.신세대의 눈으로 볼 때 「우리 사회는 원칙적으로 살면 출세하기 어렵다」(-2.28점).「우리 사회는 동기보다 결과를 중요시한다」(-2.28점).「빈부격 차는 개인능력차가 아닌 사회구조적 모순때문에 발생한 것이다」(-2.13점).매우 어둡고 비판적인 사회관이다.
또한 「우리 사회는 신용사회가 아니다」고 진단하며(-1.11점),「우리 사회의 출세한 사람은 존경받을 만하지 않다」(-0.74점)라는 입장이다.「사회의 富는 소수에게 편중돼 있고」(-0.52점),「기성세대에는 배울점이 없다」(-0 .31점)는쪽에 공감한다.
종합해볼 때 신세대는 「富의 정당성」을 인정하지 않으며,출세한 사람을 인정하지 않는다.기성세대도 썩 좋아하지 않는다.신용사회까지는 멀기만 하고,편법이 우선한다고 회의한다.
이러한 신세대의 사회관이 그들로 하여금 변화를 꿈꾸게 하는 것 같다.과반수가 우리 사회의 바람직한 구조는 「자본주의 틀을고수하되 사회주의의 장점을 받아들이는 것」이라고 한다(51.7%). 자본주의 틀만으로는 무언가 부족하다고 보 는 것이다.개혁지향적인 성향을 엿보게 한다.「자본주의 원리를 지향해야 한다」는 의견은 29.9%정도다.
좀 더 과격한 성향의 발언도 있다.「사회주의 틀을 가지고 자본주의의 장점을 받아들여야」 10.2%,「사회주의를 지향해야」2.0%가 그것이다.합해 12.2%가 사회주의 지향적인 의견을내비치고 있다.
여하간 신세대는 분단이데올로기나 지역갈등보다는 사회구조적 모순에 따른 富의 편재,가진자와 못가진자의 갈등에 더 고민하고 있다.이들의 사회관을 보다 밝고 전향적으로 풀어내기 위해서는 기성세대도 함께 고민해야 한다.신세대에 비친 우리 사회와 기성세대의 모습을 허상으로만 치부할 수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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