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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영화계 국제화 바람-기획시대,美국적 영화제작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8면

한국영화계에 국제화 바람이 거세게 불고있다.해외 현지영화제작,외국 유명배우의 한국영화 출연과 이를 바탕으로 한 해외배급,그리고 해외배급망 구축,감독수출등 다양하고도 적극적인 국제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단순히 해외영화제에 출품한다든지 해외시장에 약간의 돈을 받고영화를 수출하는 수준을 뛰어넘는 문화상품의 국제마케팅이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가장 주목받는 것이 기획시대(대표 유인택)의 「LA 프로젝트」다.이는 한국영화사가 감독을 제외한 배우.제작진 모두를 미국할리우드에서 기용하고 현지자본도 끌어들여 미국영화를 만든 다음미국은 물론 전세계에 배급한다는 것.
기획시대는 미국현지에 프로덕션사를 차린후 『해적』을 연출했던박승배감독을 내세워 시장성이 높은 액션영화(제목 미정)를 만들기로 하고 현재 시나리오작업과 자본투자 교섭을 진행중이다.
재미교포2세인 알렉스 김이 현재 영어로 시나리오를 쓰고 있는데 전세계 수출을 위해 국제적인 분위기를 담을 예정이다.2백만달러가 들어갈 제작비중 절반만 국내에서 조달하고 나머지는 미국현지에서 수급할 계획이다.
유인택대표는 『영화 한 편을 국내에서 만드는데 2백만달러 가까이 들지만 한국영화라는 상표로 아직은 미국배급망을 탄다든지,전세계에 수출하는게 쉽지 않아 영화의 본고장인 미국 현지투자를추진하게 됐다』고 말했다.
홍콩영화 전문배급사인 모인그룹과 한국영화기획사인 정보센터는 홍콩배우 유덕화를 주연으로 기용한 한국영화 제작을 추진중이다.
유덕화의 전속사인 홍콩의 천막영화사와 한국영화사가 합작으로 한국영화를 만든 후 국내판권은 한국측이,동남아 판권 은 천막영화사가 각각 나눠 가질 예정이다.
이와함께 강우석감독은 1백만달러(약 7억6천만원)의 감독료를받고 미국 20세기폭스사와 연계된 프로덕션에서 만드는 미국판 『투캅스』의 연출을 맡기로 최근 계약해 할리우드에 대한 첫 감독수출을 기록하게 됐다.
미국자본과 현지배우를 써서 미국에서 만들 이 영화에는 아직 확정은 안됐지만 브루스 윌리스.우마 서먼등 할리우드 유명배우들의 출연도 추진중이다.
또 박철수감독의 영화 『301.302』는 이달초 한국영화 수출상 처음으로 외국배급업자와 흥행이윤을 나눠갖는 방식으로 미국에 수출됐다.
한국영화는 해외판매때 흥행여부와는 무관하게 한 편에 대한 권리를 일정액에 파는 「단매」형식을 취해왔다.하지만 이번 계약은박감독측과 미국배급사측이 이익을 7대3(수익이 75만달러 이상일 때는 8대2)으로 나누는 이윤분배 방식인데 이 방식으로 수출되면 미국내 영화관 체인의 배급망을 타고 미국 전역에 본격 배급된다.
이같은 한국영화계의 적극적인 국제화 움직임은 좁은 국내시장보다 전세계를 상대로 승부를 걸겠다는 영화인들의 도전적 자세와 함께 최근 국내 제작비가 외국의 제작비 수준에 육박하고 있다는현실적인 이유가 배경으로 꼽힌다.
아울러 제일제당이 미국의 드림웍스에 투자한데 이어 홍콩 하베스트영화사와 손잡고 동남아 시장에 진출하는등 과감한 활동을 벌이고 있는 점도 자극제가 된 것으로 풀이된다.
蔡仁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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