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나라서 환상의 듀엣-러 스베틀라나崔.블라디미르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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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7면

『아버지의 나라에서 무대에 서는 일은 항상 가슴 설레지요.』95 세계한민족축전 한민족예술제에 참가하고 있는 러시아의 스베틀라나 최(36)와 블라디미르 김(35)은 예술제참가 해외동포예술인들중에서 서구적 용모로 유난히 눈길을 모았다.새카만 머리만 우리와 비슷할 뿐 이국적인 모습의 이들은 아버지가 한국인이고 어머니가 러시아인인 혼혈아.「발레의 고장」 러시아의 수준높은 발레단에서 솔리스트로 활발한 활동을 펴고 있는 교포 3세다. 『발레를 할 때 한국계라고 해서 어떤 차별이나 다른 대우를받은 적이 전혀 없다』고 입을 모으는 이들은 한국말을 한마디도못할 정도로 「러시아인」으로 키워졌다.하지만 『아버지께서 항상「너는 한국인이다」는 말을 하셨기 때문에 한국 에 대한 생각을많이 했다』고 말한다.
두 사람은 각기 따로 한두차례 한국무대에 선 경험이 있지만 두사람이 듀엣을 하는 것은 한민족예술제가 처음이다.이들은 지난13일 서울공연에서 『실피드』를 함께 춘데 이어 18일 부산,21일 전주,23일 청주에서도 공연한다.
우즈베키스탄에서 출생한 스베틀라나 최는 77년 볼쇼이극장 산하 모스크바 안무아카데미를 졸업하고 현재 모스크바발레단,스타니슬라프스키발레단의 주역으로 많은 해외공연을 다니고 있다.서울에는 88년 올림픽문화축전에 첫 참가했으며 지난해에 는 국립발레단의 『해적』공연에 솔리스트로 등장했다.러시아인인 남편 바딤도한국에 관심이 많아 서울의 창무예술원에서 발레를 지도하고 있다. 역시 러시아인 발레리나를 아내로 둔 블라디미르 김은 러시아의 대표적 발레단의 하나인 키로프발레단의 주역무용수.페테르부르크 출신으로 명문 바가노바발레학교를 졸업했다.그는 『어렸을 때부터 발레공부를 열심히 하는 것외에는 다른 생각이 전혀 없었다』고 말한다.
李 湳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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