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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최고 사찰 아스카데라 원형은 부여 왕흥사 가능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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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사찰인 나라현 아스카데라(飛鳥寺·사진)의 원형은 부여의 왕흥사(王興寺)일 가능성이 크다고 아사히 신문이 16일 보도했다.

신문은 “와세다 대학 오하시 가즈아키(불교미술사) 교수 등 일본 연구팀이 이달 초 부여 왕흥사 유적지를 답사한 결과 이곳에서 출토된 기와의 문양과 탑 구조 등이 아스카데라의 유물과 거의 일치한다”고 밝혔다.

오하시 교수는 “두 절이 같은 기술자에 의해 창건됐다는 점에 이견이 없다”며 “일본에 불교를 전한 백제가 불상과 불경을 보냈지만 좀처럼 확산되지 않자 본격적인 포교를 위해 왕흥사를 모델로 아스카데라를 창건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스카데라는 일본에서 유일한 1탑(塔) 3금당(金堂)식이다. 왕흥사는 탑과 금당, 강당이 일직선으로 연결된 사천왕사식으로 보이지만 회랑 동서 쪽에 붙은 부속건물이 훗날 아스카데라를 지을 때는 금당으로 변했을 것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함께 연구에 참가한 고쿠가쿠인(國學院)대학의 스즈키 야스타미(고대사) 교수는 “아스카데라 창건은 백제왕과 왜왕 간의 활발한 교류를 의미하는 것”이라며 “역사서에 ‘(당시 권력자였던) 소가노우마코(蘇我馬子)가 낙성식 때 백제옷을 입고 참열했다’는 기록도 있다”고 설명했다.

두 절의 관련성은 국립부여문화재연구소가 지난해 10월 왕흥사에서 발굴한 금은·청동사리함에 새겨진 창건연도를 단서로 처음 제기됐다. 사리함에는 “백제왕의 발원으로 (왕흥사가) 577년 2월 창건됐다”고 돼 있다. 일본서기에 따르면 같은 해 11월 백제왕이 일본에 사찰 기술자들을 보냈고 11년 뒤인 588년 당시 권력을 쥐고 있던 소가노우마코가 아스카데라를 창건했다.

도쿄=박소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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