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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조사>신세대 57% "정치에 관심없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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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우리 정치문화에 20대 유권자가「정치판 X세대」로 떠오르고 있다.이들 20대는 이미 사회 각 분야에서 가치파괴.문화파괴.
소비생활 파괴를 주도해 온 층이다.이들이 정치파괴까지 시도한다면 이는 기존 정치계에 엄청난 도전이 될 것이다.
9백만표나 되는 무시할 수 없는 거대군단이기 때문이다.이들은6.27 4대 지방선거에서 후보들을 바짝 긴장시키기도 했다.
이들은 과연「정치파괴세력」인가 아니면 정치에 무관심한「脫정치세력」인가.
20대는 기본적으로 다른 연령층에 비해 진보적.급진적.친야적.체제변화적인 것으로 스스로를 평가하고 있다.그러나 그들을 좀더 자세히 들여다 보면「정치적 관심층 」(47.5%)과「무관심층」(57.4%)이 각각 절반정도로 나뉘어 정치적 특성이 뚜렷하게 차이난다.이러한 차이는 中央日報가 광복 50주년을 맞아 유권자의 29.2%를 차지하는 신세대의 정치의식을 중점적으로 알아보기 위해 전국 20세 이상 유권자 1천26명을 대상으로 면접조사를 실시,밝혀낸 것이다.
「정치적 관심층」은「정치파괴 세력」쪽 성향에 가깝다.이들은 6.27선거에서 투표율이 상대적으로 높았고,투표때 적극적으로 야당인 민주당후보에게 표를 던졌다.현역의원 중 평균 81.5%는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한다.이들의 절반정도(46. 9%)가「기존 정당틀을 깨는 새 정당의 출현」을 기대한다.
「5.18 광주민주화 운동」당시 광주에 있었다면 계엄군과 맞서 목숨걸고 싸웠을 것이라는 답변이 높다.
기존 정치세력이 아닌,시민단체에 절대적인 지지를 보내며,여건만 허락하면 정치에 참여하고 싶다는 의사도 상대적으로 높다.정치적 격동기를 살아온 30,40대보다 더욱 뚜렷한 정치적 신념을 표하고 있는 것이다.
金 杏〈조사전문기자〉 반면「정치 무관심」층은「탈정치 세력」쪽에 가깝다.투표참여율도 저조하다.
정치적 성향은 50대 계층과 유사성을 보여준다.
50대와 20대「정치무관심」층에 차이가 있다면 한쪽의 성향은정치적 보수성에 기인한 것이라면,다른 쪽은 정치 자체에 관심이없다는 것이다.
이들은「지지정당이 없다」는 소위 무당파(無黨派)에 속한다(78.2%).무당파가 된 이유는 「정당정치에 대해 아는 바가 없기때문」이라고 거리낌없이 말한다(46.8%).
20대라는 동일 연령대가 절반은 「정치파괴」세력으로,나머지는「脫정치」세력으로 2분화됐다.이는 과거 연령대별로 일관된 정치성향을 보여주었던 우리 유권자의 특성과는 분명 다른 것이다.
20대의 정치성향을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그들의 정치성향을 알아보기 위해『자신의 정치성향이 보수적인가또는 진보적인가』『점진적인가 또는 급진적인가』『친여적인가 또는친야적인가』『체제 안정적인가 또는 체제변화적인가』를 스스로 진단토록 했다(평가점수는 0점을「중도」로 해,- 3점은「매우 보수」,-2점은「대체로 보수」,-1점은「약간 보수」로 하고+3점은「매우 진보」,+2점은「대체로 진보」,+1점은「약간 진보」로해 7점 척도로 측정한 평균 점수임).이에 따르면 20대는 진보:보수항목과 점진적:급진적 항목 에서 각각 +0.35점을 받았다.또 친여적:친야적 항목에서는 +0.57점,체제안정적:체제변화적 항목에서는 +0.54점을 받았다.
종합해 볼때 20대는 자신들을 스스로「진보적」「급진적」「친야적」「체제변화적」으로 정의하는 것을 알 수 있다.이들의 기본적인 정치성향은 기성연령층보다는 분명「중도 좌」적인 것이다.그러나 「중도 좌」쪽의 정치의식이 정치 행위로 바로 연결되어 동일한 집단행동으로 나타나고 있지는 않다.20대의 투표율은 불과 47.5%정도인 것으로 나타나 참여도가 기성세대보다 확연히 떨어진다(30대 60.0%,40대 80.9%,50대 이상 78.
5%로 조사됨).
20대중「투표를 한 20대」(47.5%)와「투표하지 않은 20대」(52.5%)로 구분한다 해도 정치성향이 크게 차이가 난다. 투표한 20대는 지난 6.27선거에서 광역단체장선출때 야당인 민주당에 압도적인 표를 던졌다(43.6%).
그 다음으로 민자당 후보 23.2%,무소속 후보 22.0%,자민련 후보에게 11.2%가 표를 찍었다고 한다.야성이 그대로드러난다.
「투표한 20대」와「투표하지 않은 20대」를 좀 더 비교해 보자. 「투표한 20대」는 정치적 사건에 대한 정의감이 크다.
「5.18광주민주화운동」때 광주에 있었다면 계엄군과 맞서 목숨걸고 싸웠을 것이라고 한다(44.5%).「투표하지 않은 20대」는 다르다.불과 16.1%만이 목숨걸고 싸웠을 것이라고 할 뿐이다. 이는 30대의 25.8%,40대의 20.9%보다도 적은 수치며,50대의 16.9%와 비슷한 정도다.
20대의 서로 다른 두 정치세력의 공존상황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결과다.
「투표한 20대」의「여건만 되면 현실정치에 참여하고 싶다」는의사는 14.5%나 된다.「투표하지 않은 20대」의 현실정치 참여요구율 4.1%와 비교할 때 거의 3배이상 많은 정치참여의사를 나타낸 것이다.
이는 30대 현실정치참여 의사 8.2%,40대 4.2%,50대이상 7.7%도 훨씬 웃도는 수치다.「투표한 20대」를 현실정치에서 수용할수 있도록 현실정치 참여 입문폭을 넓히는 방안을생각해 봄직하다.
「투표한 20대」는 새로운 정치세력에 대한 갈망도 크다.기존틀을 깨는 신당출현을 기대하는 비율이 46.9%로 절반에 육박하는 것에서도 알 수 있다.「투표하지 않은 20대」의 16.9%와는 차이가 난다.
「투표한 20대」는 현역 국회의원 중 81.5%가 물갈이 돼야 한다고 하는 반면,「투표하지 않은 20대」는 현역 국회의원의 절반정도인 51.5%정도 갈리면 된다고 한다.
이러한 조사결과는 우리 사회의 20대가 마냥 정치적으로 무관심한 非정치적 세력이 아님을 보여주는 것이다.절반은 무관심하나,나머지 절반은 기성세대의 정치틀을 깨고 싶어한다.매우 파괴적인 정치의식이다.
20대는 우리 사회 영향력이 가장 큰 집단으로「여당 정치인」을 꼽는데 주저함이 없다(80.1%).그러나 여당 정치인에 대한 신뢰도는 4.9%뿐.대신 가장 신뢰하는 집단으로 「시민단체」라는 대안집단을 찾아냈다(53.9%).
20대가 새롭게 제시한 시민단체라는 개념은 새로운 정치질서의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20대가 엮어가는 새로운 정치질서는 정당정치의 파괴를 통한 시민단체란 구조틀로의 사회구조 개편 가능성을 감지케 해준다.
▲조사일시=7월29일~8월12일 ▲조사방법=1:1 개별면접 ▲조사대상자수=만20세이상 1천26명 ▲표본추출방법=전국 시도별 유권자에 따라 무작위추출 ▲허용오차=95% 신뢰수준에서 ±3.1% ▲응답자 특성 -성별:남자 49.6% 여자 50.4%-연령별:▷20대 31.5%▷30대 26.1%▷40대 17.3%▷50대이상 25.1% 金 杏 〈조사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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