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각 대부분 유임 黨만 손댈듯-金대통령 당정개편 구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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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김영삼(金泳三)대통령은 『개각얘기가 나오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말을 했다고 한다.사면.복권이후 여권의 관심이 당정개편으로 쏠리는 현상에 대해 지적하면서 한 말이라는 것이다.그러면서 金대통령은 『내각은 거의 손댈 생각이 없다』 고 분명히 했다고 한다.
그래서 이홍구(李洪九)총리의 유임설이 나온다.홍재형(洪在馨)경제부총리를 비롯한 경제팀,최장수를 기록한 오인환(吳隣煥)공보처장관등도 유임가능성이 매우 높다.
당출신 각료인 나웅배(羅雄培)통일부총리.김용태(金瑢泰)내무.
최인기(崔仁基)농림수산.이성호(李聖浩)보건복지.김중위(金重緯)환경처.김영구(金榮龜)정무1장관등도 대부분 자리를 지키게 될 것같다.다만 金내무장관의 경우 지역구(대구北)사정 상 조속히 선거구에 전념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될 때는 예외가 될 가능성이있다고 한다.
대통령은 이번엔 극히 부분적으로만 손을 대고 본격적인 개각시기는 정기국회가 끝난 후로 잡고 있는 것 같다.당출신 각료들은이때 물러날 전망이다.현행 선거법이 장관은 선거운동을 할 수 없도록 하고 있어 이들이 출마하려면 법을 고치거 나 각료직을 물러나야 한다.
청와대비서실도 마찬가지다.대통령이 내각에 대해서만큼 명시적으로 밝히진 않았지만 골격을 그대로 유지할 생각인 것으로 전해진다.청와대 비서실에서 자신의 거취문제에 대해 궁금해하는 참모들은 거의 없다.박관용(朴寬用)정치특보가 지구당조직 책을 맡으면서 자리를 물러날 것으로 보이나 보각(補閣)시기와 일치할지는 분명치 않다.권영해(權寧海)안기부장의 경우도 경질가능성을 얘기하는 사람이 보이지 않는다.
결국 이번 개편의 핵은 당이다.金대통령은 당의 면모를 일신하겠다는 생각같다.21일을 민자당 전국위원회소집일로 정한 金대통령은 비록 제한된 인원과 여건이지만 그속에서 최선의 방안을 찾기 위해 고심을 거듭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 다.
그러나 金대통령은 아직 민자당개편 내용에 대해서는 아무 얘기를 하지 않고 있다고 한다.대표가 내정단계라는 설이 확산되고 사무총장의 하마평에 여러사람이 오르내리고 있지만 대통령의 의중이 반영된「정보」는 없다고 봐야 한다는 것이 金대 통령 주변의한결같은 설명이다.
물론 김윤환(金潤煥)사무총장이 대표가 될 가능성은 높아 보인다.金대통령의 당개편구상에 계파개념이 차지하는 부분은 조금도 없다는 전언이어서 민정계총장의 기용가능성도 크다.여러가지 측면을 감안할 때 중부권,특히 서울출신이 발탁될 것으 로 보는 견해가 다수며 이와 관련한 조짐도 감지된다.
그러나 당개편의 변수도 있다.특히 여권일각에서 민자당 지도체제 개편을 통해 복수부총재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을 다시 제기하고 있다.아직 부총재제를 도입하려던 방미(訪美)전의 생각을바꿔 현체제를 유지하겠다는 金대통령의 생각은 그 대로인 것으로전해진다.하지만 분위기는 민자당개편의 방향이 보다 분명해지려면이에 관한 가부간의 결말이 다시 한번 내려져야 하는 상황으로 가고 있다는 소식이다.
〈金敎俊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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