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축구명장 자갈로감독 한국대표팀과 친선경기차 방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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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8면

마리오 조르지 로보 자갈로.
축구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전설처럼 알려진 축구의 명장(名將)자갈로(66)감독이 10일 오후 브라질축구대표팀을 이끌고 한국땅을 밟았다.
『처음 한국에 온 만큼 브라질축구의 진수를 보여주겠습니다.』자갈로감독은 허정무(許丁茂)감독이 이끄는 한국대표팀과 친선경기를 벌이는 12일 오후7시 수원공설운동장에서 한국팬들에게 모습을 선보인다.지금까지 선수와 감독으로서 모두 월드컵 우승의 감격을 누린 사람은 자갈로와 베켄바워(독일)밖에 없다.자갈로가 유명한 것은 선수출신 감독으로 가장 먼저 월드컵 우승을 차지했다는 단순한 사실보다는 선수.코치.감독으로,또 고문으로 브라질의 통산 네차례 우승에 모두 기여했다는 엄청난 사실이다.
「축구황제」 펠레가 혜성과 같이 나타났던 58년 스웨덴월드컵때는 선수로 출전,결승전에서 한골을 넣으며 브라질의 첫우승을 이끌었다.
62년 칠레월드컵때는 선수겸 코치로 출전해 두번째 우승을 이끌었고 70년 멕시코월드컵때는 감독으로서 세번째 우승을 차지,줄리메컵을 영구히 브라질로 가져갔다.
74년 독일월드컵 4위를 끝으로 자갈로는 브라질을 떠나 중동에 진출,「중동축구의 아버지」로 군림하게된다.당시만 해도 축구불모지였던 중동은 자갈로의 등장으로 성큼 축구신흥강국으로 떠올랐다.쿠웨이트를 맡자마자 걸프컵 우승으로 이끌었 고 84년에는사우디아라비아팀을 LA올림픽 본선에 진출시켰다.
또 89년에는 아랍에미리트감독으로 자리를 옮겨 한국과 함께 90년 이탈리아월드컵 본선에 진출시킴 으로써 두나라의 감독으로월드컵 본선무대를 밟는 영광을 누렸다.
고국에 금의환향한 자갈로는 94년 미국월드컵에 브라질 고문으로 참가해 또다시 우승을 이끌어냈다.
고희(古稀)를 바라보는 고령임에도 그의 탁월한 지도능력을 다시한번 확인한 브라질축구협회는 올해초 그에게 다시 세계최강 브라질대표팀을 맡기는 결단을 내렸다.
9일 도쿄에서 벌어진 일본대표팀과의 친선경기에서 그는 선수전원을 골고루 기용하며 5-1승리를 이끌었다.축구인으로서 최고의경지에 이른 그는 12일부터 J리그 후기리그가 시작된다는 이유로 對한국전에 J리그소속 선수들을 차출해선 안된 다는 일본측의요구를 일언지하에 묵살하기도 했다.
〈孫長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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