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형 ‘온라인 협업’이 새로운 성장엔진이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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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미국 시스코시스템스(이하 시스코)는 세계 최대 인터넷망 장비회사다. 이 회사의 존 체임버스(사진) 회장은 최근 “앞으로 경제활동이 유·무선 사이버 공간을 넘나드는 ‘온라인 협업(collaboration)’ 시대에 들어선다”며 “전 세계가 제2의 인터넷 전성기를 맞을 것”이라고 선언했다. 언제, 어디서, 어떤 장비로도 대화가 가능해지면서 경제활동이 더욱 활발해진다는 전망이다. 미국 경제가 금융불안으로 침체국면에 들어선 가운데 그는 이달 7~12일 미국 하와이에서 ‘시스코 파트너 서밋’을 열어 93개국 4000여 명의 협력사 임직원들에게 이렇게 꿈을 주었다.

-지금 미국 경제가 내리막길이다. 운전할 때 사이드미러를 보나.

“시스코는 눈앞의 상황이나 주변의 경쟁자를 의식하기보다는 늘 ‘시장의 변화’에 관심이 많다. 그게 현명한 경영이다. 시스코는 경제가 침체기에 들어갈 때 냉정한 시각에서 중장기 미래를 향해 뛰어 성장했다.”

-세계 경제가 잇따른 악재로 휘청거리고 있다.

“저 앞의 와이키키 해변을 봐라. 하늘에 먹구름이 잔뜩 끼어 있다. 그러나 누구나 먹구름이 곧 사라지고, 뜨거운 햇빛이 다시 비출 것을 안다. 지금은 새로운 성장엔진, 협업시대에 필요한 비즈니스를 찾을 때다.”

-협업시대가 뭔가. 유·무선 사이버 공간의 대화라는 게 젊은이들의 문화인데.

“젊은 문화를 경제 인프라로 업그레이드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주주와 고객, 임직원 간에 언제 어디서나 정보를 공유하고, 대화해야 한다. 정보를 독점하고, 명령에 따르는 기존의 경제구조로는 승리도 성장도 없다.”

-‘정보기술(IT) 강국’으로 자부하는 한국의 IT경제가 주춤하고 있다.

“한국은 국가와 기업 간의 긴밀한 협력관계가 어느 나라보다 강하다. 협업시대에서도 차세대 IT기술을 능동적으로 활용해 경쟁력을 갖출 것으로 본다. 우수한 IT기술을 모든 산업에 제대로 접목하면 된다.”

-한국의 IT 서비스 중에서 눈에 띄는 비즈니스는.

“협업시대에 중요한 수단은 ‘사회적 네트워킹’이다. 한국의 미니홈피인 ‘싸이월드’는 모범 사례다. 이런 서비스가 젊은 세대의 사회활동의 툴로 머물지 않고, 경제활동의 인프라로 발전하면 된다.”

호눌룰루=김용범, 이원호 기자

◇시스코시스템스=1984년 실리콘밸리 벤처기업으로 설립된 인터넷망 장비회사. 체임버스가 95년 최고경영자(CEO)로 취임, 12억 달러의 매출을 350억 달러 규모의 세계적인 회사로 일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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