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의매듭과 대전환2.서울포럼-제1주제기조연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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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韓日 양국은 서로 자기오만과 상대비하의 엇갈린 인식을 가지고있다.한국측은 유교적 가치관으로 선진을 자처하며 상대를 야만스럽고 무식한 존재로 모멸한다.반면 일본은 서양문명적인 개화를 기준으로 우월하다고 자만해 상대방을 미개하다고 모멸한다.정한론(征韓論)이후 계속 그렇다.
문화는 교류가 아닌 일방향으로만 유입된다.고대에는 문자.기록.종교.건축공예.정치제도(중국기원 포함)등이 모두 한반도에서 일본으로 유전됐다.
중세에는 불교의 경전.미술등이 역시 동류(東流)했다.근세에도유교서적.대장경.도예.인쇄술등이 일본으로 전해졌다.이에 대해 일본으로부터 한반도로 도입된 문화.문명은 전무하다.
그러나 19세기부터 완전히 역전됐다.서양의 문물이 일본과 일본유학생을 통해 일본으로부터 서쪽으로 중국과 한반도로 유입됐다. 그러나 지금 韓日 양국사이의 고유문화.대중문화의 교류는 극히 미약한 상태다.개국후 근년에 이르기까지 1백년넘게 침략.군사충돌.식민지배.이념대립.냉전대치및 민족감정으로 인해 정책상으로도 문화의 교류를 제약하고 차단했다.
그러나 이제는 대등한 개방으로 교류를 확대할 시기가 됐다.과거사로 인한 유례드문 대립적 민족감정은 시급히 극복돼야 할 문제다.이를 위해서는 아직은 아주 미흡하지만 교과서문제나 정치가의 발언등에서 보듯이 양국교육과 정치에서 역사인식 의 접근 노력이 필요하다.
장래 韓日 양국협조는 현재 가장 중요한 현안이다.일본이 한국통일을 돕고 통일한국과 협조할 성실한 자세를 취하면 이는 한국인의 과거 감정을 불식시키는 호기가 될 것이다.통일된 한국은 대범한 자세로 과거집착의 민족감정을 털고 신세대의 일본과 협조우호로 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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