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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 15만여원으로 수입차 탈 수 있어

중앙선데이

입력

지면보기

57호 16면

개인병원을 운영하는 의사 김봉석(43·서울 압구정동)씨는 지난달부터 현대자동차 그랜저TG를 리스로 이용하고 있다. 이 차의 가격은 3609만원. 김씨는 차 값의 20%를 보증금으로 납부하고 매달 106만5300원을 리스료로 낸다. 김씨가 리스를 택한 이유는 두 가지. 우선 절세 효과다. 리스료는 경비로 처리할 수 있다. 그만큼 소득세 과세표준을 낮출 수 있어 절세가 가능한 것이다. 그는 “차를 구입하면 맘에 안 들어도 계속 타야 하지만 리스는 세금 부담을 줄이고 그때그때 유행하는 차를 탈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갈수록 다양해지는 리스 상품

자동차 리스 시장이 뜨겁다. 2001년 1620억원이었던 시장 규모가 지난해 3조8000억원으로 커졌다. 6년간 무려 24배 성장한 것이다. 리스 상품은 크게 운용 리스와 금융 리스로 나뉜다. 김씨처럼 꼭 자기 차를 고집할 생각이 없다면 운용 리스를 선택하는 편이 낫다. 운용 리스는 약정기간이 끝나면 차를 반납해도 되고 중고차 값(이용 차량의 잔존가치)으로 구입해도 된다. 반면 금융 리스는 반드시 차를 사야 한다.

운용 리스는 차량 소유주가 리스 회사다. 이용자가 보증금을 걸고 매월 리스료를 내면서 빌려 타는 것이다. 따라서 보험료를 제외한 취득세·등록세 등을 모두 리스 회사가 낸다. 하지만 금융 리스는 할부 계약의 성격이 강하다. 일시불로 내야 할 차 값을 일정 기간에 걸쳐 나눠 내는 것이다. 차량 구입 직후 20~30%의 선수금을 내고 일정 기간(약정 기간)은 월 납입액만 부담한다.

약정 기간이 지나면 나머지 금액(유예금)을 일시불로 내야 한다. 리스 회사는 이자를 받고 차 값을 빌려주는 역할을 하는 셈이다. 요즘 수입차 업체들이 경쟁적으로 내놓고 있는 월 납입금 10만~20만원대의 금융 리스 상품은 주머니 사정이 여의치 않은 샐러리맨들을 겨냥한 금융 리스 상품이다. <표 참조>

폴크스바겐은 이달 들어 월 납입료를 15만원대까지 낮춘 상품을 선보였다. 3300만원짜리 ‘뉴 비틀’을 월 15만8000원만 내면 3년간 탈 수 있도록 한 것이다. 포드도 ‘이스케이프’(차량 가격 2970만원)를 월 19만9000원에 3년간 탈 수 있는 상품을 선보였다. 하지만 월 납입액이 적다는 것은 약정 기간이 끝날 때 더 많은 돈을 내야 한다는 뜻이다.

금융 리스 상품은 선수금과 유예금을 어떻게 정하느냐에 따라 월 납입액이 달라진다. 보통 선수금은 차 값의 20~30% 수준이며, 약정 기간은 3년이다. 유예금을 많이 설정할수록 월 납입액은 줄게 된다. 최근 나오는 상품들은 유예금을 50~60%로 설정하고 있다. 폴크스바겐이 뉴 비틀의 월 납입액을 대폭 낮출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유예금을 65%까지 높였기 때문이다.

당장 부담이 작다고 이런 상품은 덜컥 구입했다가는 3년 뒤 유예금을 못 구해 곤란해질 수도 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일부 리스 회사는 약정 기간이 지난 뒤 유예금을 상환하지 않고 다시 리스를 신청할 수 있는 ‘재리스 상품’을 운영 중이다. 하지만 이 상품을 이용하려면 비싼 이자를 감수해야 한다.

금융 리스로 타던 차가 마음에 들지 않을 경우엔 일단 유예금을 내고 사들인 후 중고차 시장에서 팔면 된다. 현대캐피탈 도원섭 팀장은 “리스 상품은 보증금, 선수금, 잔존가치, 유예금 설정 방식에 따라 상품 구성이 달라진다”며 “사고 처리 조건, 차량 반납 절차와 각종 서비스 종류를 꼼꼼히 따져본 뒤 계약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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