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왈순네쇼핑일기>비씨하우스 소비자입맛엔 다소 미흡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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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비씨카드는 최근 통신판매상품 종합전시판매장인 비씨하우스를 서울강남구역삼동 차병원 근처 올택빌딩1층에 62평 규모로 마련했다.비씨카드사의 통신판매제품 1천여품목을 전시.판매하는 곳으로대개 팸플릿만 보고 주문한 후 우편을 통해 받게 되는 통신판매상품을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고를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평소 통신판매 카탈로그를 보면서 「유용하겠다」 싶은 것이 많았기에 다종 다양한 이색상품을 볼 수 있을거란 즐거운 기대를 안고 집을 나섰다.
새로 생긴 매장에 들어서니 우선 아담하고 깔끔하다는 인상이었다. 그러나 매장을 둘러보니 『1천여품목이 전시되어 있다』는 카드사측의 이야기가 무색할 정도로 상품구색이 빈약했다.카탈로그를 볼 때는 설명서를 읽는 재미라도 있었는데 전시장에서는 한번휙 둘러보니 더이상 볼게 없었다.
비씨카드사측의 설명대로 1천여품목이 전시되어 있다면 좀 더 매장공간활용에 신경을 써 소비자를 끌어들일 수 있도록 해야 할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매장에서는 3단으로 접혀지는 어린이소파가 12만원,동규자차 30포들이가 3만원,뚜껑식정리함 10개묶음이 4만9천원에 판매되고 있었다.
매장의 판매원에게 물어보니 『값은 통신판매 카탈로그에 적힌 가격과 똑같고,이렇게 찾아와 산다고 해서 더 싼 것은 아니다』고 했다.
센서가 부착돼 사람이 가까이 다가가면 짖어대는 강아지인형이 눈길을 끌었는데 값이 4만5천원이나 했다.
매장을 나서면서 평소 통신판매에 관심이 많아 카탈로그를 주의깊게 보아온 주부로선 아쉬운 점이 많았다.
무엇보다도 가격이 그러했다.
옷커버의 경우 이곳 매장에서는 큰 것 5개,작은 것 15개들이 한상자가 4만8천원이다.
그러나 현대백화점에서는 작은 것을 개당 1천8백원,큰 것은 2천5백원에 팔고 있어 같은 양을 사는데는 3만9천5백원이 든다. 특히 서울양평동 프라이스클럽에서는 작은 것 5개들이가 8천3백원,큰 것(현재는 단종)3개들이는 6천원이므로 통신판매와같은 양을 사는데는 3만4천9백원이면 된다는 계산이 나온다.
결국 비씨통신판매쪽이 1만3천1백원이나 비싼 것이다.물론 통신판매제품은 집에 가만히 앉아 배달받는 편리함이 있고 『다소 비싸더라도 편하게 구입하겠다』는 소비자층이 엄연히 존재하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통신판매제품은 매장이 필요없는데 따른 비용절감이 적지않으므로 그만큼을 소비자에게 돌릴 수 있지 않을까 싶다.배달비를 고려하더라도 앞의 경우처럼 시중가보다 크게 비싼 것은 쉽게이해가 되지 않는다.
다음으로는 통신판매 초기에 비해 많이 나아지기는 했지만 아직도 상품구색에 문제가 없지 않다는 점이다.쉽게 말하면 조잡한 아이디어상품이 태반이다.
신문을 보면 해외 유명 통신판매회사들이 속속 국내에 들어오고있다고 한다.
카드사 가운데 가장 먼저 고객서비스 차원에서 매장을 개설한 비씨카드사의 노력은 사줄만 하지만 국내 통신판매 수준이 높아져야겠다는 아쉬움은 결국 떨쳐버리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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