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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독립.통일論 팽팽-本省.外省人대립 향후 진로주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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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대만의 적극적인 외교공세로 시작된 中-대만,中-美간 관계가 긴장상태로 치닫고 있다.지난 50년대 진먼(金門)島 사건 이후최대의 긴장분위기를 낳고 있는 이번 사태는 대만이 앞으로 국제사회에서 어떤 위상을 갖느냐 하는 문제로 압축할 수 있다.대만의 향후 진로와 대외관계,그리고 현지분위기등을 종합한다.
[편집자註] 대만이 풀어가야 할 가장 큰 과제는 90년대 들어 날로 심화되고 있는 중국 통일과 대만 독립을 둘러싼 여론분열이다. 중국본토와 분단상태로 46년을 살고 있는 대만은 국가위상문제를 놓고 순수대만출신의 본성인(本省人)과 대륙출신의 외성인(外省人)간에 심각한 대립을 빚고 있다.
최근 대만독립을 당강(黨綱)으로 내걸고 있는 민진당(民進黨)의 괄목할만한 약진으로 과거 열세였던 대만독립론이 본격적으로 정치무대에 부상하고 있다.
대만은 당장 올해안으로 치러질 총선과 내년 3월께로 예정된 역사상 첫 민선총통선거를 눈앞에 두고 있다.
지난해말 치러진 초대 대만 성장(省長)및 타이베이(臺北).가오슝(高雄)양대 직할시 시장의 민선에서 나타난 통일과 독립에 대한 심각한 여론분열이 다시 한번 거세게 불어닥칠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대만인들의 독립성향은 지난해 4월 중국 저장(浙江)省에서 발생했던 대만관광객 집단 피살사건을 두고 크게 표면화된 적이 있다. 이 사건을 계기로 실시한 갤럽여론조사에서 대만내 독립을 지지하는 비율이 처음으로 20%대를 넘어서 무려 27%까지 치달았다. 대만독립 선포와 함께 무력침공을 감행하겠다는 중국측의위협을 우려하는 중산계층의 유보적 태도까지 감안한다면 실제 독립에 대한 지지비율은 절반을 넘어섰다는 것이 당시의 분석이다.
실제 지난해말 실시한 초대 민선 省.市長선거에서 민진당은 수도 타이베이에 민선시장을 입성시키는 최대의 성과를 올렸다.
대만내 독립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점차 높아지는 것과 함께 本省과 外省을 둘러싼 지역출신간의 갈등도 큰 이슈로 등장하고 있다. 집권 국민당의 경우 과감한 현지화작업을 통해 그동안 대만성 출신들을 중용했다.그동안 절대적으로 요직을 독점했던 대륙출신들의 소외감에다 통일이념 퇴색에 대한 반발로 지난 93년 국민당은 분당 위기로 내몰렸으며 일부 의원들은 탈당과 함께 신당창당에 나섰다.
독립론을 주장하는 민진당은 이미 총통후보 경선작업에 들어갔는데 총통후보로는 대만독립의 대부로 잘 알려진 펑밍민(彭明敏)이유력한 가운데 쉬신량(許信良)前총재가 뒤를 바짝 쫓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갈등에도 불구,아직은 독립론의 민진당이 집권하기 힘들다는 것이 대만내 지배적인 관측이다.
이는 대만독립론이 우세할 경우 중국측의 무력침공 가능성이 매우 크다는 위기감이 팽배해 있기 때문이다.
또한 지난 87년 계엄해제 이후 심화되고 있는 대만경제의 對중국 의존도 역시 대만독립 주장을 가로막는 한 요인이 되고 있다. [臺北=劉光鍾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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