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메이저리그,경기촉진룰 제정-투구시간등 제한 13분 단축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9면

『빠른 경기진행으로 팬들을 되찾자.』 지난해 노조파업 여파로팬들의 외면을 받아온 미국 메이저리그가 팬들을 되찾기 위해 경기촉진룰을 제정,지난달 28일부터 시행에 들어갔다.
진행규정을 살펴보면 크게 4개 조항으로 나눌수 있다.
▲타자는 3피트이상 타석을 떠날수 없다.위반시 주심은 타자가타석에 없더라도 투수가 던진 공을 스트라이크 판정을 내릴수 있다. ▲주자가 없는 상황에서 투수는 12초내에 다음 투구를 해야 한다.누상에 주자가 있을 때는 예외.위반시 주심은 투수가 볼을 하나 던진 것으로 판정할 수 있다.
▲공.수교체시간을 종전2분30초에서 2분5초로 단축했다.단 전국TV방송망으로 중계되는 경기는 광고시간을 배려해 예외로 했다. ▲감독이나 투수코치가 투수를 바꿀 때는 마운드에 도착할 때까지 기다리지 않고 덕아웃을 나서는 즉시 교체의사를 밝혀야 한다. 31일까지 3일동안 시행된 새 규정의 결과에 대해 메이저리그 관계자들은 만족을 표시하고 있다.
새 규정이 시행되기 전까지 메이저리그의 평균 경기소요시간은 내셔널리그가 2시간47분,아메리칸리그가 2시간58분이었다.
그러나 3일동안의 평균소요시간은 내셔널리그와 아메리칸리그가 각각 2시간31분,2시간57분으로 나타났다.양대 리그를 합하면평균 2시간44분이 소요된 것으로 약13분이 절약된 것으로 밝혀졌다.메이저리그는 내년엔 스트라이크존을 넓혀 이보다 25분 이상 경기시간을 단축시킬 계획이다.이같은 메이저리그의 흐름은 지난해 파업으로 상당수 팬을 잃은데다 갈수록 프로풋볼(NFL)과 프로농구(NBA)등 경기템포가 빠른 다른 프로스포츠에 팬들을 빼앗기자 위기의식이 고조된데서 비롯된 것.
특히 최근 한 설문조사에서 24세이하의 젊은 세대들은 야구보다 풋볼,풋볼보다 농구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들은 한결같이『야구는 지루하다』고 했다는 것.
물론 새로운 규정에 반대하는 목소리도 있다.
이들은 「시간과의 싸움」이 없는 유일한 프로스포츠 프로야구의묘미를 빼앗아간다고 반박하고 있다.
반대파중 대표적인 인물은 LA다저스의 토미 라소다 감독.그는『메이저리그는 빠른 경기 진행을 걱정하기보다 하루 빨리 선수노조와 고용재계약 문제를 해결,프로야구의 조속한 정상화를 서둘러야 한다』고 일침을 가했다.
한편 일부에서는『라소다는 슬로모션으로 유명한 투수 노모 히데오가 이 규정에 저촉될까 하는 걱정때문에 반대하는 것』이라고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노모는 투구동작이 클뿐 아니라 마치 슬로모션을 보듯 느린 템포로 공을 뿌리는 것으로 유명 한 까닭이다. [로스앤젤레스支社=許鐘顥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