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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스 미 대사 지명자 “아프간 파병 문제 한국과 협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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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캐슬린 스티븐스 주한 미 대사 지명자가 9일(현지시간) 미국 상원 외교위원회에서 열린 인준 청문회에 참석해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워싱턴=연합뉴스]

캐슬린 스티븐스 주한 미 대사 지명자는 9일 상원 외교위원회의 인준 청문회에서 한국의 아프가니스탄 파병 문제와 관련, “한국 정부와 협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날 바버라 박서 상원의원이 “한국 정부가 미국의 아프가니스탄 파병 요청에 응하지 않고 있는데 어떻게 할 것이냐”고 거듭 질문했다. 그러자 스티븐스 지명자는 “우리(미국)는 아프가니스탄에서 필요한 게 무엇이며 한국이 어떤 방식으로 기여할 수 있는지에 관해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답변했다.

또 “미국과 한국은 현재 많은 문제를 협의하고 있는 만큼 다음주 이명박 대통령의 방미 때 이런 문제들이 다뤄질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이어 “이 대통령이 첫 해외 방문지로 미국을 선택한 것은 적절했다”며 “한·미 정상은 다음주 캠프데이비드에서 동아시아와 이를 뛰어넘는 지역에서 자유와 안보 등 공유된 가치를 진전시켜 가는 문제를 집중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대해선 “미국이 최근 15년간 체결한 FTA 중 가장 중요한 것”이라며 “(대사)인준을 받게 되면 FTA 비준 동의와 동시에 환경·근로기준 문제 등 협정 조항이 전면 시행될 수 있도록 미 무역대표부(USTR)와 최우선적으로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한국이 미국산 쇠고기에 대해 시장을 완전 재개방하고 국제적 가이드 라인을 준수하도록 해야 한다”며 “안전하고 맛있는 미국산 쇠고기가 한국 시장에 제한 없이 접근할 수 있도록 모든 방법을 강구할 것”이라는 단서를 달았다.

그는 “미국과 한국은 북한의 인권상황 개선에 깊은 관심을 공유하고 있다”면서 “인준을 받으면 이 문제에 관해 한국 정부와 긴밀하게 협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어 “한국의 안정된 민주주의와 한·미동맹 파트너십을 감안할 때 한국은 비자면제협정의 당연한 후보”라며 “한국이 비자면제협정 프로그램에 가입할 수 있도록 폭넓은 정보 공유, 사법 공조, 한국의 전자여권 도입 등을 위한 입법적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청문회에선 스티븐스 지명자가 아일랜드 총영사로 재직할 당시부터 친분을 쌓아온 미 정계 거물 에드워드 케네디 상원의원이 참석해 “주한 미 대사로서 충분한 능력과 경륜을 갖춘 인물”이라고 소개해 눈길을 모았다.

한국에서 태어난 스티븐스 지명자의 아들 제임스와 제임스 릴리 전 주한 미 대사 등도 참석했다. 1970년대 평화봉사단 일원으로 한국에 머물며 영어를 가르쳤고, 80년대에는 주한 대사관에서 근무하면서 한국어를 익힌 스티븐스 지명자는 청문회 직후 한국 기자들에게 한국어로 인사말을 건네기도 했다.

워싱턴=강찬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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