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피플>테러가담혐의 기소 곤살레스 스페인총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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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펠리페 곤살레스(53)스페인총리가 테러가담혐의로 기소돼 법정에 설 위기를 맞고 있다.
스페인 대법원은 지난달 31일「테러조직의 창설자및 지도자」라는 혐의로 곤살레스 총리를 기소한 발타자르 가르존 판사의 수사결과를 접수,증거확인작업에 들어갔다.
혐의가 공개되지는 않았지만 스페인 유력지 엘 파이스는 이날 곤살레스 총리에 대해「무장테러조직의 창설자이며 지도자로 가담하는 한편 공금을 횡령한 혐의」가 적용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곤살레스 총리는 대법원에 제시된 증거가『이유있다』고 결정될 경우 스페인 현직 총리로선 사상 처음으로 빠르면 오는 9월부터형사소송 피의자로 법정에 서게 된다.
곤살레스 총리의 혐의는 특수비밀경찰조직인 반테러그룹(GAL)이 지난 83년부터 87년사이 분리독립을 주장하는 바스크분리주의자 26명을 암살한 이른바「GAL스캔들」과 관련,GAL을 창설하고 지휘했다는 것.
6개월전 GAL의 한 조직원이 폭로하면서 스페인 정가(政街)를 강타하고 있는 GAL스캔들은 곤살레스 정부가 GAL의 활동을 위해 뒷돈을 대주며 불법 암살을 사실상 배후조종했다는 의혹이 증폭되면서 곤살레스 총리는 조기총선과 사임압력 에 시달려왔다. 곤살레스 총리는 자신의 결백을 밝히기 위해 면책특권을 포기하는 한편 사법부의 심판을 받을 준비가 돼있다고 선언하는등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스페인의 희망」으로 82년 총선에서 자신의 사회당(PSOE)을 이끌고 승리한 곤살레스 총리는 개인적 청렴성과 경제회복을통해 지금까지 연속 3기 집권에 성공,13년째 권력을 누리고 있다.그러나 일간 엘 문도紙가 최근 실시한 여론 조사에서 국민중 63%는 곤살레스 총리가 GAL스캔들을 알고 있었으며,60%는 그가 사임해야 한다고 응답하는등 인기가 곤두박질하면서 실각의 벼랑에 몰리고 있다.
[파리=高大勳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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