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속의 표심’은 어디로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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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당초 선관위는 50%대의 낮은 투표율을 예측했다. 그래서 20~30대 젊은 지지층이 두꺼운 통합민주당에 다소 불리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 그러나 투표 당일 예고된 비는 이런 전망을 뒤흔들고 있다. 비는 유권자의 표심(票心)마저 적실 수 있을까.

일반적으로 비가 내리면 개혁 성향이 강한 20~30대의 투표율이 상승한다는 분석이 있다. 젊은 층이 나들이를 포기하고 투표장으로 발길을 돌릴 가능성이 크다는 게 근거다. 고선규 선거연수원 교수는 “비가 적당히 내릴 경우 젊은 층이 야외에 나가지 않고 투표장 가까운 곳에 있을 가능성이 크다”며 “20~30대 젊은 층의 투표율이 예상치보다 소폭 상승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민주당은 비 소식을 반기는 분위기다. 차영 민주당 대변인은 “일반적으로 개혁 성향이 강한 정당일수록 젊은 층이 나들이를 접고 투표장에 나설 정도의 비올 듯 흐린 날씨가 (선거에서) 유리했다고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비와 상관 없이 결국 적극 투표층의 참여율이 총선 투표율을 결정지을 것이란 관측도 있다. 실제로 역대 선거에서 비와 투표율의 상관 관계는 객관적으로 입증된 적이 없다. 전국에 비가 내렸던 14대 총선의 투표율은 71.9%였지만 화창했던 15대 총선에선 오히려 투표율이 8%포인트 떨어졌다. 또 비가 오지 않고 포근했던 16대 총선의 투표율도 57.2%에 불과했다.

조윤선 한나라당 대변인은 “비가 오건 화창하건 20~30대 젊은 층이 한나라당을 적극 지지해줄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선거 전문가들은 “비가 내리는 시점에 따라 투표율이 달라질 수도 있다”고 지적한다. 오전부터 비가 오면 외출 자체를 포기하지만, 오후부터 내리면 외출 후 돌아오는 길에 투표에 참여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투표일엔 ‘호남(오전)→영남(낮)→충청(낮)→수도권(늦은 오후)’ 순으로 비가 내릴 것으로 예보됐다. 고선규 교수는 “적극 투표층이 많은 영·호남은 오전부터 비가 와도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선거일인 9일 오후 10시쯤이면 각당 후보들의 당락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선관위 관계자는 “지역구 선거의 경우 10~11시쯤이면 큰 윤곽이 드러나고 초경합 지역도 자정 전에 결과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지역구 개표 직후 진행될 비례대표 개표 결과는 새벽 3~4시쯤 발표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정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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