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떴다! 스타 강사

중앙일보

입력


곽노권 강사는 한국외국어대 영어과를 졸업하고 현재 압구정 어학원(02-517-0055)에서 다이내믹 영어 강좌를 진행하고 있다.

 “영어도 우리말과 말하는 형식이 다를 뿐이지, 핵심은 주제파악이죠. 의미를 제대로 파악하려면 주변 상황을 충분히 이해해야 합니다.”
 곽노권(36)씨는 괴짜로 통한다. 그가 진행하는 영어수업에는 국어·국사·사회·음악 등이 난무한다. 하지만 그는 전문 영어강사다. 영어 지문을 이해하려면 풍부한 배경지식이 있어야 한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그래서 그는 수업에 따라 생물학자도 됐다가 국사학자도 된다. 어느 날은 칠판 가득 오선지를 그리고 음악수업을 한다. 음악을 잘 알면 아이들의 감성이 키워져 영어를 보다 자연스레 받아들일 수 있다는 것. 이른바 ‘감성 터치 수업’이다. 언뜻 보면 수업 중에 딴짓하는 게 아닌지 우려스럽지만 정작 아이들에게는 최고의 인기다.
 지난해 여름방학, 안선희(중3·가명)양이 엄마와 함께 조심스레 학원 문을 열고 들어왔다. 안양은 소문을 듣고 찾아왔다며 자신을 가르쳐달라고 애원했다. 그도 그럴 것이 안양은 겨우 알파벳 정도만 깨친, 말 그대로 왕초보였다. 이미 서너 차례 학원을 옮겨 다녔지만 다들 두손 두발 들었다. 곽씨는 이 학생의 열정만 믿고 자신만의 수업을 시작했다. 간단한 영어 문장과 한글 해석을 동시에 써가며 우리말과 영어의 상관관계를 이해시켜 나갔다. 안양은 이 방식으로 30분에 10문장 정도를 소화해냈다. 보통 아이들의 절반 수준이지만 이렇게 두 달 동안 공부하면서 실력이 눈에 띄게 좋아졌다. “학교 영어시험에서 20~30점에 그치던 아이가 여름방학 끝날 무렵 작문을 술술 하더라고요. 지금은 거의 만점수준입니다.” 이 ‘사건’을 통해 곽씨는 각각의 아이에 맞는 수업방식의 절실함을 느꼈다.
 강사 초기에는 강남 학부모들로부터 의심스런 시선을 받기도 했다. 해외파가 수두룩한 학원 현실에서 곽씨는 순수 국내파였기 때문. 그는 실력으로 모든 의심을 잠재웠다. “선생님 수업은 너무 재밌어요. 선생님 따라 노래를 부르다보면 자연스레 영어를 배울 수 있어요. 그리고 많은 얘기를 해주셔서 문제풀이에 얼마나 도움이 큰지 몰라요.” 다이내믹한 수업 방식이 아이들의 열렬한 호응을 얻은 것이다.
 곽씨는 틈만 나면 아이들과 대화를 나눈다. 자연스레 학습이나 진로상담도 한다. “얼마 전 공부를 곧잘 하던 친구가 있었어요. 성적만 보면 외고에도 갈 수 있는 수준이었죠. 그런데 부모의 기대와는 달리 학생은 예술고를 희망했습니다. 제가 봐도 피아노에 소질이 많은 친구였죠. 학생과 많은 얘기 끝에 부모를 설득했어요. 결국 예고·예대를 거쳐 지금은 피아니스트로서 만족스런 활동을 하고 있어요.” 단순히 가르치는데 그치지 않고 학생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먼저 고민하는 곽씨의 소신을 보여주는 일화다.
 여타 학원이 발표하는 외고 등 특목고 입시 결과가 많이 부풀려졌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단순히 입시 실적으로 학원의 질을 따지는 시대는 지났다는 것. 곽씨는 외고나 과학고 재학생들이 얼마나 다시 찾느냐에 그 학원의 실력이 판가름 난다고 주장한다. 현재 곽씨가 진행하고 있는 주말 특강반에는 총 38명의 외고 및 과학고 학생들이 포함돼 있다. 그는 “영어를 다른 영역과 연계해 폭넓게 가르치는 덕분인 것 같다”고 말했다.
 
프리미엄 김지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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