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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청소년바둑대회 결산-한국.중국 독주 일본 퇴조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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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11~17일까지 7일간 열린 제12회세계청소년바둑대회는 예상대로 한국과 중국의 잔치가 됐다.
한국은 한국기원연구생 이용수(12.문창국6)군이 주니어부 우승,김강근(16)군이 시니어부에서 준우승했고,중국은 시니어부 우승과 주니어부 준우승을 거둬 우승을 나눠가졌다.
일본은 또다시 크게 밀려 주니어부 4위에 랭크됐을 뿐 시니어부 3,4위는 미국과 싱가포르가 차지했다.
최근 5~6년간 계속되는 이같은 현상은 앞으로의 세계바둑판도를 슬며시 보여준다는 점에서 주목된다.불과 10년안에 일본바둑퇴조하고 韓中이 독주하는 가운데 일본이 남긴 빈자리를 대만.홍콩.싱가포르.서구등 제3세력이 밀고들어올 것이 란 예측도 나오고 있다.
역사깊고 탄탄한 프로제도를 갖고있는 일본이 10년내에 허물어질리야 없겠지만 청소년들 사이에서 저변이 급속도로 좁아지고 있어 일본 관계자들이 크게 우려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일본의 청소년들은 골치아픈 바둑으로부터 달아나고 있다.한국은입시지옥 때문에 중.고생들은 약하지만 국민학생들의 실력이 막강하다. 유치원때부터 「바둑교실」을 찾기 때문인데 일본은 이를 가장 부러워하고 있고,이것을 모방해보려고 무진 애쓰고 있다.
중국은 아직 레저가 태부족이라 바둑이 급속도로 팽창하고 있다.세계대회가 열리면 1만~4만원까지 하는 고가의 입장권이 언제나 매진된다.한국에서도 일찍이 볼수 없었던 현상이다.
바둑은 중국에서 한국을 거쳐 일본으로 갔다가 그 역코스로 회귀하고 있는 것이다.
세계청소년대회는 그동안 많은 스타들을 배출해왔다.
특히 한국은 1회대회의 이창호.유시훈을 필두로,2회의 윤현석,3회의 이상훈.김성룡,5회의 목진석등 10대 유망주들이 모두이 대회를 거쳤다.
김만수(6회).서무상(9회).안조영(10회)도 무서운 초단들이고 9회의 이세돌,11회의 조한승은 올해 12세의 나이로 나란히 프로관문을 뚫어 화제가 됐던 샛별들이다.
출전때는 고만고만한 실력의 연구생중에서 임의로 선발하지만 돌아와서는 갑자기 강해진다.어린시절의 큰승부 경험,해외경험이 시야를 넓혀준다는 분석이다.
이 대회의 주최자는 대만의 「잉창치(應昌期)교육재단」.
한국은 잉창치배세계프로대회를 통해 세계최강으로 발돋움했고,또세계청소년대회를 통해 인재를 발굴해내고 있다.묘한 얘기지만 應씨와 한국바둑은 인연이 닿는 것 같다.
朴治文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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