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사단 이전 비용 한국이 절반 부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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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월터 샤프(사진) 주한 미군사령관 지명자는 3일 미 상원 군사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총 10조원(100억 달러)으로 예상되는 용산기지 이전 및 주한미군 2사단 이전 비용과 관련해 “미국이 부담해야 할 비용은 24억 달러(약 2조4000억원)”라고 밝혔다. 그는 “용산기지 이전 비용은 한국 정부가 대부분 부담할 것이며, 미국은 주한미군 2사단 기지 통폐합 이전 비용을 미 의회의 세출예산 및 한국의 방위비 분담 비용에서 충당하려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렇게 될 경우 한국은 지금까지 정부가 예상해 온 이전 비용 5조5000억원(55억 달러)보다 많은 7조6000억원(76억 달러)을 부담할 것으로 추산돼 논란이 예상된다.

이처럼 이전 비용 부담을 놓고 한·미 간에 견해차가 있는 것은 한국은 미국의 희망사항이던 2사단 이전에 드는 비용은 원인제공자 부담 원칙에 따라 미국이 전부 부담하기로 합의됐다는 입장인 반면, 미국은 이 비용을 한국과 절반씩 부담하기로 합의했다고 주장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또 “북한은 서울까지 날아오는 250기의 장사정포를 비롯해 1만3000기의 대포를 보유하고 지상군의 70%를 휴전선 이북 140 이내에 집중시키고 있다”며 “그들의 무기는 여전히 실체적 위협”이라고 말했다. 또 “2012년 4월로 예정된 전시작전통제권 이양이 차질 없이 이행되도록 모든 준비를 하고, 지금부터 2012년 사이에 이양 완료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평가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한국은 북한의 심각한 미사일 위협에 노출돼 있어 체계적인 미사일 방어대책 개발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북한은 2006년 7월 미국 서부를 타격할 수 있는 장거리 탄도미사일을 시험발사했으며, 800여 기의 미사일을 보유하고 있고, 오키나와·괌·알래스카 등을 타격할 수 있는 새로운 중거리 미사일 시험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한국은 미국의 미사일 방어망과 빈틈없이 결합될 수 있는 탄도미사일 방어능력을 갖고 있지 않아 한국의 군사·민간시설들은 북한의 미사일 공격에 극히 취약하다”는 것이다. 그는 “한국 내 미국 시설들은 (주한미군의) PAC-3 패트리어트 미사일 방어체계 업그레이드로 방어력이 향상됐지만, 북한의 미사일 공격을 막는 데 쓰일 PAC-3 미사일은 두드러지게 부족하다”고 말했다.

워싱턴=강찬호 특파원

◇월터 샤프=3일 상원 인준을 거쳐 대장으로 진급했다. 이르면 6월께 버웰 벨 현 사령관 후임으로 한국에 부임해 주한미군사령부, 한미연합사령부, 유엔사령부의 사령관을 겸직한다. 미 육사를 졸업하고 1974년 소위로 임관했다. 96년 6월부터 2년5개월간 2사단 부사단장 등으로 한국에서 근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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