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사추천여행지>캐나다 밴프국립공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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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93년9월 남편 이종구박사,미국에 살고있는 딸,여동생부부,조카와 함께 찾았던 캐나다 밴프국립공원을 잊지 못한다.
땅떵어리가 좁은데서 숨막히게 살았던 탓인지 나는 장엄한 로키산맥 등줄기에 올라앉은 밴프국립공원을 보고 적지않은 충격을 느꼈다. 영화촬영이든 순수한 여행이든 지금까지 수십개국을 다녀왔고 때로는 1년에 4개월정도 해외에 머무르며 외국의 이색적인 정취를 맛보았지만 밴프처럼 대자연의 아름다움을 안겨준 곳은 없다. 광활한 땅도 색다르거니와 겨울과 여름이 산과 들에서 절묘하게 공존하며 가을의 정취마저 물씬 풍길때는 너무나 복받은 땅이라는 부러운 생각을 떨칠수 없었다.
밴프를 보는 순간 대자연에의 외경에 절로 고개가 숙여졌다.
밴프는 캐나디언 로키의 관문으로 바우강 계곡에 자리잡고 있는인구 5천여명도 안되는 소도시로 이곳에서 시작되는 밴프공원의 절경은 끝없는 탄성을 자아내게 한다.
아마 지구상에서 휴가를 보내기에 가장 적당한 곳중 한 곳이 아닌가 생각된다.
특히 요즘같은 여름날씨에 밴프를 찾는다면 선선한 가을같은 밴프의 날씨에 다시 한번 매료될 것이다.
밴프의 기원은 1883년 밴프부근의 설퍼 마운틴에서 유황온천이 발견된 것과 때를 같이한다.
온천이 알려져 개발되자 이 지역의 왕래가 빈번해지고 금상첨화격으로 밴프주위의 캐나디언 로키가 캐나다 최초의 국립공원으로 지정돼 관광도시로 자리잡게된 것이다.
이곳은 정책적으로 개발을 억제하고 있어 화려한 관광지 모습은아니지만 시끌벅적한 대도시를 빠져나와 차분함과 여유로움을 즐기며 편안한 휴식을 취하기에는 너무나 좋다.
유황천인 설퍼 핫 스프링스,낚시를 즐길 수 있는 미네완카호수,리조트인 선사인 빌리지,기암괴석이 즐비한 후두스등 볼거리가 많고 주변에는 아름다운호수와 빙하등도 많아 그저 눌러앉아 오랫동안 머무르고 싶은 생각이 간절했다.
金芝美〈영화인협회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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