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훈 락앤락 베이징법인 사장 “아예 한국식 방문 영업하니 통하더라”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8면

밀폐용기 업체인 락앤락은 한국식 ‘돌격형’ 영업전략으로 중국시장에서 성공을 일구고 있다. 물건도 현지 중국산이 아니다. 전량을 한국에서 수입한다. 음식 보관문화가 덜한 중국에서 밀폐용기 하나를 1만원 안팎으로 비싸게 파는데 신통하게 잘나간다. 2004년 상하이에 처음 들어간 이후 지금은 베이징·선전에 영업본부를 더 차렸을 정도다. 중국 내에서는 세 지역이 서로 판매 경쟁을 벌인다. 신동훈(사진) 베이징법인 사장은 “한국의 영업전사들이 한국식으로 뛰니까 중국시장도 열렸다”고 했다. 락앤락이 유통망을 장악하자 프랑스 투명유리냄비 업체 루미락도 중국 내 판매권을 맡아 달라며 찾아왔다는 설명. 신 사장은 “판매를 대행해 달라는 주방용품 회사가 줄을 이어 이곳에선 아예 종합주방용품 전문 매장을 열었다”고 말했다.

-주로 어떤 유통 채널을 활용하나.

“직영 전문점·홈쇼핑·대형마트·백화점·특판·총판 등 중국에 존재하는 각종 도·소매 유통 채널을 동원한다. 1급 백화점 수입품 코너에 들어가 고가 브랜드로 자리매김했다. 홈쇼핑은 홍보용이 우선이다. 가능한 영업전략을 모두 동원한다.”

-누가 영업을 하나.

“베이징에만 7명의 한국인 영업직원이 나와 있다. 한국 직원이 한국 방식으로 영업한다. 중국은 앉아서 장사하는 문화가 아직 강하게 남아 한국인들처럼 찾아다니는 영업에 약하다.”

-한국식 영업이 통하나.

“지역별로 가장 큰 총판업체를 찾아다녔다. 처음에는 이상하다는 눈으로 봤지만 꼼꼼하게 만든 자료들을 들이밀면 금세 귀를 기울였다. 문전박대를 해도 그들이 미심쩍어 하는 부분을 보완한 자료를 들고 다시 찾아간다. 그들도 낯선 경험이어서 그런지 다시 봐 준다.”

-중국에선 물건 주고 돈 받기가 어렵다던데.

“처음부터 돈을 받고 물건을 준다는 거래조건을 내세웠다. 예외 없이 적용하니 현지인들도 우리에겐 외상하자고 하지 않는다. 중국인들은 팔아서 돈 벌 수 있다는 확신만 있으면 어떤 조건도 받아들이는 것 같다.”

-중국 내수시장에 진출하고자 하는 한국 기업에 조언을 한다면.

“주재원 비용을 아끼지 말고, 한국의 똑똑한 영업직원을 내보내야 한다. 저돌적인 한국식 영업은 이곳에서 잘 통했다. 브랜드 충성도를 높이기 위해 홍보와 광고도 열심히 해야 한다.”

중앙일보·무역협회 특별취재팀

중앙일보=양선희·이철재 기자
한국무역협회=김경용 아주팀 차장, 정환우 국제무역연구원 수석연구위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