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희대의 살인마 법정 출두 온국민 촉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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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와 벨기에에서 14년간 7명을 살해해 수십 년만에‘최악의 살인마’로 꼽히는 남성이 최근 법정에 출두해 전국민의 시선이 집중됐다.

영국 BBC방송은 지난달 27일의 재판을 상세히 보도했다. 프랑스 북부 샤를르 빌 메지에르(Charleville-Mezieres)법정에 한 백인 노인이 들어서자 장내는 곧 조용해졌다. 까칠한 얼굴에 매서운 눈빛을 한 그의 이름은 미셀 푸르니레(65). 그는 프랑스와 벨기에에서 일곱 명의 소녀와 여성을 살인, 강간한 혐의를 받고 있다.

신원을 말해달라는 판사의 명령에 그는 “비공개로 하지 않으면 말하지 않겠다”고 단호히 답했다. 마구잡이로 살인을 저지르던 푸르니에는 2003년 벨기에에서 13세 소녀를 납치하려다 체포됐다. 겁에 질렸던 소녀는 4년이 흐른 뒤 이날 비공개 증인으로 그와 다시 맞섰다.

푸르니레는 2006년 프랑스로 본국 송환돼 수감 중이다. 고소장에 따르면 그는 주로 12~22살의 젊은 여자들을 죽였다. 살인을 처음 저지른 때는 1987년. 남부 오세르 지방에서 17세 소녀 이사벨 라빌을 죽인 뒤 우물가에 무참하게 버렸고, 시신 중 일부는 프랑스 동부에 있는 아내의 집에서 발견됐다.

그는 운전하는 동안 범죄 대상을 점 찍은 뒤 길을 묻는 척 하면서 차 안에 납치하는 수법으로 범죄를 저질렀다. 피해자들은 부인이 동승하고 있어 별다른 의심을 하지 않았다. 부인은 수년 간 남편의 범행을 도왔다.

이날 그는 살해 혐의에 대해 일부 시인하면서도 1990년 20세 영국인 여교사, 19세 프랑스 소녀 살인 사건에 대해서는 연관성을 부인했다.

피해자 가족과 지인 30여명은 참담한 심정으로 재판을 지켜봤다. 당국은 그의 진술을 토대로 아직 발견되지 않은 희생자들의 시신을 찾는 데 주력하고 있다.

김진희 기자


다음은 실종, 살해된 희생자 명단

이사벨 라빌 : 1987년 프랑스 남부 오세르에서 살해당함. 2000년 시신 발견. 당시 나이 17세.

파비안느 르로이: 1988년 프랑스 동부 샹빠뉴 아르덴에서 납치, 살해 당함. 시신은 다음 날 발견. 당시 나이 20세.

잔느 마리 데라모: 1989년 프랑스 북부 샤를르 빌 메지에르에서 살해 당함. 당시 나이 22세.

엘리자베스 브리셰: 1989년 벨기에 나무르에서 유괴 당함. 당시 나이 12세.

나타샤 다나이스: 1990년 프랑스 서부 낭트에서 납치. 당시 나이 13세. 3일 뒤 인근 해변에서 시신 발견.

셀린느 새송: 2000년 프랑스 북부 샤를르 빌 메지에르에서 납치 뒤 강간당함. 당시 나이 18세. 3개월 뒤 벨기에에서 시신 발견.

아나야 뚱퐁: 2001년 프랑스 북동부 스당에서 유괴당함. 당시 나이 13세. 2002년 벨기에에서 시신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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