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 자원구조대 결성-三豊참사 지하구출단 30여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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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삼풍백화점의 콘크리트 더미에 갇혀 신음하는 사람들을 한명이라도 더 살려내기 위해 죽음의 위험을 무릅쓰고 지하매몰현장을 오르내렸던 자원봉사 구조대원들이 「민간자원구조대」를 공식결성했다. 생업으로 돌아갔던 이들은 11일 오후7시 서울서소문동 유원빌딩내 한식당에서 전체 50여명중 3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앞으로 대형사고때 구조자원봉사를 하기로 결의했다.
이들은 산소용접기.커터.해머 등의 장비를 직접 들고와 「막장」의 불길과 연기,먼지 속을 누비고 다녔던 사람들.
대부분 건축기사.기능공이거나 건축현장 경험이 있어 용접.드릴등 구조작업에 베테랑이다.
개인택시 기사인 고영도(高永道.42.경기도안양시안양6동)씨는『용접.드릴등 모든 기술에 자신있어 장비만 있다면 못할 것이 없었다』고 말했다.
삼풍백화점 넥타이 납품업체 영업사원인 백형선(白亨善.서울서초구방배2동)씨는 119구조대원등을 이끌고 백화점지하등을 안내하면서 지하 화재진화 등을 맡았다.
건축기사인 최영섭(崔英燮.37.경기도구리시인창동)씨는 건물구조를 나름대로 추정하며 드릴.해머작업등 궂은 일을 맡았고 미국LA에서 사고소식을 듣고온 尹상원씨는 미국에서 갖고온 첨단 전기톱으로 철근을 자르는데 한몫했다.
11일 모임 참석자들은 2만~5만원씩 내 66만원을 모아 스티로폴 2백장을 구입,12일 실종자 가족들이 모여있는 서울교대강당과 운동장 천막에 깔아주기도 했다.
회장을 맡은 고진광(高鎭光.인간성회복운동 추진협의회 사무총장)씨는 『조직적인 자원봉사를 하기위해 모임을 공식 결성했다』고말했다. 〈李榮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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