三豊백화점 붕괴 가족.친지 오열속 8명 장례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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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극적으로 구조된 가족을 보며 흘리는 기쁨의 눈물 한편에는 사랑하는 부모.형제를 멀리 떠나 보낸 희생자 가족의 통탄의 눈물이 있다.
삼풍백화점 붕괴사고로 지난 10일까지 1백49명의 장례가 치러진데 이어 11일에도 희생자 8명의 장례가 서울시내 네개 병원에서 가족과 친지.친구 등의 통곡과 오열속에 치러졌다.
특히 사고 2백30시간 만에 기적적으로 구조된 최명석(崔明錫.20)군이 최후의 순간을 지켜봤던 장이전(張伊田.여.73)씨와 이승연(李承娟.24.여.삼풍백화점 도자기코너 직원)씨의 장례식장에는 유가족들의 슬픔과 안타까움이 더욱 컸다 .
○…삼풍백화점 A동 지하1층 매몰현장에서 崔군에게 전화번호를알려주며 아들.딸들에게 연락을 해달라고 외치며 숨져간 장이전 할머니의 장례가 이날 오전8시 서울 삼성의료원 영안실에서 엄수됐다. 張씨의 맏딸 박영자(朴英子.57)씨는 자식들에게 짐이 되는 것이 싫어 혼자 살았던 어머니가 마지막 순간까지 자식 걱정을 하며 숨져간 것이 가슴아파 밤새 영전 앞에 엎드려『어머니』를 계속 찾았다.
○…칠흑같은 매몰현장에서 崔군에게『팔.다리가 없어졌다』며 고통을 호소하다 숨져간 이승연씨 장례도 이날 오전9시 가족과 친구 등 3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삼성의료원 영안실에서 거행됐다. 처참한 최후를 맞았던 李씨의 넋을 위로하기 위한 스님의 조종소리와 함께 발인이 시작되자 李씨의 큰오빠 영국(英國.30)씨는 고개를 떨구고 말았으며 직장 동료와 고등학교 친구들도『엉엉』소리내 울었다.
흰색 천에 덮인 李씨의 관이 나오자 안치실 앞에서 기다리던 어머니 李성염씨는『나를 두고는 못간다』고 울부짖으며 가는 길을막았고 李씨의 친구들도 관을 붙잡고 잠시만이라도 李씨와 함께 하기를 기원했다.
〈徐璋洙.金俊賢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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