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조형작가전-18일까지 갤러리 사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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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8면

종이에 담긴 소박하고 맛깔스런 아름다움을 조형적으로 풀어낸 작품들이 집중적으로 소개되고 있다.지난 5일부터 18일까지 서울 인사동 갤러리사각((730)6538)에서 열리고 있는 「새로운 종이의 물결전」에는 부조.조각.설치등 입체성 이 풍부한 종이작품이 다수 선보인다.전통한지나 닥종이 혹은 일반종이등 종이에 내재된 전통적 요소를 현대적 시각에서 다양하게 해석하고 있어 주목된다.
한지가 미술작품의 소재로 관심을 모으기 시작한 때는 지난 80년대 초반부터다.자연광에 노출돼도 쉽게 변질되지 않는다는 점,부드러운 촉감으로 신체에 거부감이 적다는 점,또 조작이 비교적 자유롭다는 한지의 재료적 특성위에 90년대 들 어서는 전통에 대한 새로운 인식이 겹쳐지면서 하나의 흐름을 형성했다.
이번 전시는 주로 평면에 그쳤던 기존 작업을 뛰어넘어 종이가가진 조형적 가능성을 적극 모색한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섬유미술을 전공한 작가들을 중심으로 지난해 12월 결성된 종이조형작가회의 창립전을 겸한 이번 전시에는 소개작 대부분이 평면이 아닌 3차원적인 공간의 조형미를 탐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철망위에 종이를 두텁게 바르고 중간중간에 지푸라기를 섞거나(명미경),홈이 파인 스티로폴에 닥지를 들이붓고 종이가 마른후 갈색 구두약으로 채색하거나(양성원),석고틀에 닥종이 반죽을 쏟아부어 소성한 키의 가운데에 사람의 얼굴형상을 새겨넣는(장남용)등 개성있는 실험을 시도한다.
따라서 이번 전시는 지금까지 선보였던 종이조형의 축적된 역량을 확인하는 동시에 종이와 다른 사물간의 긴장과 조화에서 발생되는 또다른 세계로의 탐구라는 성격을 띠고 있다.
참여작가는 권영구.권오주.김의정.노은희.명미경.배정순.송계영.양성원.오명희.유금희.이선화.이영순.장남용.정동림.정필인.차영순.한선주.홍훈옥씨 등이다.
〈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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