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상선이상.유전성질환 생후3일께 조기검진 필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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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조기진단,조기치료」가 질병에 대처하는 최선책이라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다.그러면 과연 질병을 언제 발견하는 것이 조기진단일까.병의 증세가 막 시작되는 시기를 조기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으나 아무리 가볍더라도 증세가 나타나기 시작 한 시점은 이미 질병이 상당히 진행한 경우가 많다.
일례로 조기진단,조기치료가 강조되는 대표적 질병인 위암의 경우 정기검진으로 우연히 발견된 위암중 조기위암의 비율은 50%선.나머지 절반은 증상은 없었어도 진단 당시 이미 진행성 위암이다. 성인병의 조기발견을 위해 정기건강검진을 하듯 갓 태어난아이의 질병을 조기발견 하기 위해선 신생아를 대상으로한 「집단선별검사(screening test)가 필요하다.
노원을지병원 소아과 문형로(文炯魯)부장은 『선천성대사장애 환자 발견을 위한 가장 이상적인 방법은 양수검사 등 산전(産前)진단이지만 이는 질병발생 위험이 높은 경우에 한해 실시한다』며『신생아를 대상으로 한 집단 선별검사를 아기가 병원에서 퇴원할시기인 생후 3일께 시행하는 것이 가장 적절한 방법』이라고 밝혔다. 태어난 모든 신생아를 대상으로 집단선별검사가 필요한 대표적 질병은 우리나라에서 출생아 3천~4천명당 1명꼴로 발생하는 갑상선 기능저하증.
선천적으로 갑상선이 없거나 갑상선 호르몬 합성 장애 등으로 발생하는 이 질병은 조기치료를 안하면 지능박약.성장장애.골성숙지연 등의 치명적인 장애가 나타난다.
치료시기는 빠를수록 좋으나 늦어도 생후 「1개월 이전」에는 시작해야 한다.생후 3개월에 치료를 시작한 경우 평균 지능지수(IQ)는 89,3~6개월에 시작한 경우 IQ는 70이며 7개월 이후에야 치료를 시작한 아이들의 IQ는 54정 도로 낮아진다. 엄마의 갑상선 호르몬이 태어날 때까지 아이에게 어느정도 공급되므로 생후 2~3개월까지는 증상이 잘 나타나지 않는 경우도 있어 신생아 시기에 집단 선별검사를 하는 것이 최선이다.
서울대 병원 소아과 양세원(梁世元)교수는 『72년 미국에서 처음 실시한 이래 선진국에서는 출생한 모든 아이에게 시행하고 있고 검사비는 국가가 전액 보조한다』면서 우리나라는 일부 신생아가 개인부담으로 검사받고 있으나 원칙적으로 태어 난 모든 아이는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다음으로 신생아 집단선별검사가 필요한 질병은 우리나라에서 출생아 2만~3만명당 1명꼴로 발생하는 유전성 질환인 페닐케톤요증이다. 출생시 정상으로 태어나는 이 질병도 조기발견과 조기치료를 하지 않을 경우 첫돌을 맞이할 때쯤 IQ는 50이하로 떨어진다. 이 질환도 생후 3일께 간단한 피검사로 조기진단을 해진단직후부터 치료를 해야 한다.
이외에도 발생빈도는 적지만 신생아기에 발견돼 치료하지 않으면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하는 여러 유전성.대사성질환,혈액질환,내분비 질환은 신생아 집단 선별검사만이 환자발생을 줄일 수 있는 최선책이라는데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黃世喜 .本社의학전문기자.醫博〉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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