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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감독명콤비>감독 리안(李安) 배우 랑슝(郞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5면

93년 베를린영화제 이변의 주인공은 대만의 신예 리안(李安.
41)감독이었다.자신의 두번째 작품 『결혼피로연』이 스파이크 리 감독의 『말콤X』를 제치고 당당히 그랑프리를 차지한 것.
순식간에 국제적 명성을 얻게 된 리안은 75년 대만국립예전을마친뒤 도미,일리노이대학에서 연극을 전공하고 뉴욕대학(NYU)영화과를 졸업한 실력파다.
리안은 직접 각본을 쓴 『투이수이(推手)』로 90년 대만정부선정 최우수각본상을 받은뒤 이를 영화화,감독으로 데뷔했다.93년 미국내 중국인의 호모문제를 그린 『결혼 피로연』을 제작했고94년 『음식남녀』가 칸영화제 감독주간 개막작품 으로 선정되면서 주요 감독으로 부상했다.『결혼피로연』『음식남녀』는 모두 아카데미 외국어영화상 후보로 올랐다.
그는 아시아인과 미국인,구세대와 신세대등 사회적.문화적 충돌을 다루는데 탁월한 솜씨를 발휘하고 있다.그의 특징은 비판적인날카로움이 아니라 따뜻하고 정감어린 시선이다.빠른 터치로 경쾌하고 솔직하게 사람들을 묘사해 웃음을 자아내지만 그 웃음뒤에는진한 여운을 남겨 놓는다.
특히 그의 작품에서 구세대 아버지를 대표하는 역으로 항상 등장하는 배우가 랑슝(郎雄)이다.별 특징없는 흔한 동양인의 얼굴이지만 그 속에는 강인함.달관.아집.황혼기의 쓸쓸함 등이 녹아있다. 20세에 대만 국군극장에서 배우생활을 시작한 랑슝은 40세부터는 TV.영화에서 주로 터프가이역을 맡는등 성격배우로 활동해왔으며 과장되지 않은 진솔한 연기로 좋은 평을 듣고 있다. 『투이수이』에서는 아들 초청으로 미국에 온 옹고집 쿵푸 노인으로,『결혼피로연』에서는 미국내 게이 아들과 대립하는 전직 장성으로,『음식남녀』에서는 딸 셋을 둔 홀아비 요리사로 나와 특유의 달관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랑슝이 출연한 리안의 영화〉 ▲투이수이(推手.91.국내 개봉 예정) ▲결혼 피로연(喜宴.93.영성) ▲음식남녀(飮食男女.94.우일) 〈鄭亨模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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