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스>"살인놀이"-죽음의 의미 연극적 해법추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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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이오네스코의 연극을 보면 인간의 가장 근원적인 문제인 죽음이항상 등장한다.죽음은 마치 공기와 같아 실제로는 곁에 있으면서도 인식하지 못한다.작가는 바로 이러한 점에 주목한다.
『살인놀이』는 집단적인 양상으로,지극히 연극적으로 죽음을 추구하는데 그 죽음으로 「생(生)」을 인식하려고 한다.죽음의 유희같은 성격을 띠면서 죽는 방식의 연극적 총정리라는 느낌마저준다. 『살인놀이』는 프랑스 고유놀이로 인형들을 세워놓고 공을 던지거나 굴려 쓰러뜨리는 놀이다.이오네스코가 1969년 완성한이 작품은 비상사태같은 전염병이 우리 주변에서 일어났을 때의 상황을 전개하고 있다.
주일 미사후 광장에서 어린이의 죽음을 발견한 사람들은 서로 죽은 이유를 전가하다 갑자기 한명씩 아무 이유도 없이 죽어간다. 이어서 市의 관리가등장하여 이 죽음이 알 수 없는 전염병 탓이라고 규정하고 시민들의 출입을 금지시키고 계엄령을 일방적으로 통고한다.
거리에는 날로 증가하는 시체들로 사람들은 공포에 가득차 있고첨단의학과 방역도 소용없이 집.감옥.병원 그리고 거리 곳곳에서사람들이 이유없이 죽어만 간다.
시민들은 부족한 식량과 물자로 인해 서서히 광폭해지며 거리는급기야 노략질과 살상으로 무방비 상태가 된다.
이오네스코는 이 작품을 통해 왜 우리 모두가 어쩔 수 없이 맞아야 하는 죽음을 생각하지 않은가를 충고하는 듯 하다.
그래서 실망과 분노 속에 때도없이 죽이고 죽어가는 우리들의 모습,즉 인간의 역사를 보여준다.
극단 완자무늬는 7일~8월13일까지 동숭스튜디오시어터에서 오후4시30분.7시30분 두차례 공연한다.
김태수 연출,김병순.장현外 출연.(763)0843.
李順男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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