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더 늦기전에 외양간 고치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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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삼풍백화점 붕괴사건은 우리를 다시한번 경악과 분노와 수치심의수렁으로 몰아넣었다.성수대교 붕괴도 실로 어처구니없는 참사(慘事)였지만 삼풍백화점의 경우는 더욱 더 용서하기 어려운 죄악을내포하는 인재(人災)의 극치였다.
일본 효고(兵庫)縣 남부지진이 천재지변(天災地變)이었음에 비해 대구 지하철공사장 가스폭발사건.구포 기차탈선.아시아나항공기추락사건.서해 페리호 침몰 등을 포함한 일련의 우리나라 참사는막을 수 있는 인재였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사람들의 마음가짐에 근본적 문제가 있었던 것이다.
일련의 참사를 초래한 잘못된 마음가짐은 크게 세가지로 분석된다. 첫째,빨리빨리 왕창 떼돈을 벌고자 한 어리석은 물질적 탐욕이다.둘째,인명(人命)내지 인간을 존중히 여기는 마음의 결핍이다.셋째,맡은 일을 차질없이 수행하고자 하는 책임감의 부족에서 오는 정신의 해이(解弛)다.
그리고 이 세가지 잘못된 마음가짐은 저 일련의 참사와 직접 관계가 있는 일부 사람들만의 심사(心事)가 아니라 실은 오늘을사는 우리 한국인의 대부분이 공통으로 가지고 있던 그릇된 마음가짐이기도 하다.
우리가 깊이 반성해야 할 또하나의 문제는 실패의 교훈을 살리지 못했다는 어리석음에 있다.
와우아파트붕괴사건의 교훈을 살렸다면 성수대교와 삼풍백화점의 붕괴는 없었을 것이다.
구포 기차탈선 사건의 교훈을 명심했다면 대구 지하철공사장의 가스폭발은 막을 수 있었을 것이다.
서해 페리호침몰을 초래한 탐욕의 잘못을 깨닫고 되풀이하지 않았다면 삼풍백화점의 붕괴에 따른 인명피해만은 막을 수 있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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