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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바로 미셸 위 남자친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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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미셸 위의 남자친구인 로빈 로페즈의 덩크슛 장면. 2m14cm의 거구지만 영화나 TV 프로그램 디자이너가 꿈이다. [AP=연합뉴스]

스탠퍼드대 학내 행사에서 미셸 위의 어깨를 다정하게 감싸고 있는 로빈 로페즈<右>. 둘은 스탠퍼드대의 최고 스타 커플이다. [Stanfordsecrets.com(스탠퍼드의 비밀)]

지난해 미국 스탠퍼드대에 입학한 골프 천재 소녀 미셸 위(19·한국 이름 위성미)가 사랑에 빠진 것 같다. 상대는 같은 학교에 다니는 2m14cm의 쿠바계 농구 선수다. 미셸 위(1m83cm)도 장신이지만 센터인 남자친구와는 30cm가량 차이가 난다.

미국의 공신력 있는 스포츠 전문 매체인 CNNSI는 쌍둥이 센터 브룩·로빈 로페즈(20)가 ‘3월의 광란’ 미국 대학농구 64강 토너먼트에서 스탠퍼드대를 16강에 올려놓는 등 맹활약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이 중 동생인 로빈이 스탠퍼드에서 가장 유명한 스타인 미셸 위와 사귀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 방송사인 CBS와 인터넷 백과사전인 위키피디아에도 이 소식이 올라와 있다.

매체들은 “미셸 위와 로빈 로페즈 모두 사귄다는 사실을 숨기려고 한다”고 전했다. 그러나 스탠퍼드대 인터넷에는 둘이 파티에서 정렬적으로 춤을 췄다는 등의 목격담이 등장하고 있다.

스탠퍼드 학생들이 만드는 ‘스탠퍼드의 비밀’이란 사이트(Stanfordsecrets.com)에는 자선기금을 마련하기 위해 운동선수들이 하루 데이트 권리를 파는 경매에서 미셸 위가 로빈의 허락 없이 남자 배구선수를 샀다고 전했다. 로빈은 질투심에 격분했다고 한다. 이 사이트는 “배구선수가 키도 크고 운동도 잘하지만 로빈과는 키 차이가 많이 나 미셸 위와 로빈의 관계는 탄탄하게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고 썼다.

로빈 로페즈는 1988년생으로 미셸 위보다 한 살 많고 스탠퍼드대 1년 선배다. 그의 아버지 헤리베르토 로페즈는 60년대 쿠바 야구대표팀 선수로 활약했다. 어머니 데보라 레드퍼드는 스탠퍼드대를 다녔고, 60년대 후반 미국 올림픽 수영 대표 선발전까지 나갔다. 아버지는 쌍둥이가 5세 때 집을 떠났고 이후 보지 못했다고 한다.

로페즈 쌍둥이는 일란성이다. 둘 다 키가 2m14cm다. 큰 키에 장신치고는 매우 빠른 특급 선수들이다. 하지만 농구 코트에서는 형인 브룩이 더 뛰어나다. 23일(한국시간) 마르케트 대학과 벌인 3월의 광란 32강전에서 30득점에 4리바운드를 기록했다. 특히 80-81로 뒤지던 연장 종료 직전 역전 결승 버저비터로 82-81 역전승의 주역이 됐다.

브룩은 시즌 평균 19득점에 8.1리바운드, 2.1블록슛을 기록 중이다. 2학년이지만 지금 곧바로 NBA 드래프트에 나가도 톱5 안에 지명될 것이라는 평가다.

미셸의 남자친구인 로빈은 포지션 경쟁자인 브룩 때문에 실력을 드러낼 기회가 상대적으로 적었지만 23일 경기에서 18득점에 9리바운드를 기록하며 맹활약했다. 시즌 평균은 10득점에 5.7리바운드, 2.4블록슛이다.

로빈이 브룩보다 더 뛰어난 점도 있다. 어머니 레드퍼드는 “두 살 때 브룩은 농구공을 가지고 놀고 로빈은 그림을 그렸다”고 말했다. 브룩의 머리는 선수답게 짧지만 로빈은 예술가처럼 치렁치렁하다.

로빈은 “운동선수라고 규정지어지는 것은 싫다”며 “영화나 TV 프로그램의 디자이너로 일하는 것이 꿈”이라고 말했다. 어릴 때부터 만화와 애니메이션을 직접 그리고 있다. 그의 감수성에 미셸 위가 반했는지도 모른다. 

성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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