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핵무기 공격한다면 작동하지 않게 핵기지 타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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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영(사진) 합참의장 내정자(육군대장)가 북한이 핵 공격을 할 기미가 있으면 핵 기지를 타격하겠다는 우리 군의 입장을 밝혔다.

김 내정자는 26일 처음으로 이뤄진 합참의장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북핵에 대비한 적극적인 방어 대책을 공개했다. 그는 ‘북한이 소형 핵무기를 개발해 남한을 공격할 경우 어떻게 대처하겠느냐’는 한나라당 김학송 의원의 질문에 “제일 중요한 것은 적(북한군)이 핵(무기)을 가지고 있을 만한 장소를 확인해 타격하는 것”이라고 답변했다.

합참 작전본부장을 지냈던 김 내정자는 “북한의 핵무기가 우리(남한) 지역에서 작동하지(터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면서 “계획을 세워서 꾸준히 실천해 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군 관계자는 이와 관련, “북한 핵무기가 남한에서 터지지 않도록 북한의 핵무기가 있는 장소를 타격하려면 북한이 핵미사일을 발사하기 전에 우리 군이 정밀유도무기로 선제 공격을 해야 가능하다”고 말했다. 일종의 예방적 차원의 선제공격 개념이라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북한이 발사한 핵미사일을 패트리엇 미사일 등으로 공중에서 요격하는 것은 소극적인 방어”라고 덧붙였다.

북한 핵무기에 대한 선제공격론은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의 ‘부시 독트린’과 유사한 개념이지만 우리 당국이 밝히기는 처음이다. 부시 정부는 2002년 9월 발표한 ‘국가안보전략보고서’에서 핵무기와 같은 대량살상무기(WMD)로 테러 공격 가능성이 높을 경우 사전에 위협을 제거한다는 취지의 ‘선제공격 독트린’을 밝혀 논란이 됐다.

다른 군 고위 관계자는 “최종 결정은 군통수권자인 대통령이 내리는 것이지만 합참의장 내정자가 유사시 북한 핵무기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책을 공개 언급한 것은 북한의 핵무기가 지근거리의 남한에는 너무나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하버드대 케네디 스쿨의 그레이엄 앨리슨 교수는 “뉴욕 중심가인 타임스퀘어 반경 1㎞ 이내에만 500만 명 이상이 활동하는데 평일 낮 12시에 맨해튼 한복판에서 핵폭탄이 터진다면 이들은 모두 생명을 잃게 된다”고 핵 피해를 추정했다.

북한이 남한에 핵무기를 사용할 경우에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게 그간 전문가들의 지적이었다. 김 내정자는 북방한계선(NLL)과 관련, “NLL은 어떤 일이 있더라도 지켜내야 할 거의 영토개념에 준하는 선”이라고 말했다.

김민석 군사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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