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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게가 제철’ 동해안이 설렌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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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지난해 울진대게축제에 참가한 외국인들이 대게를 들어 보이고 있다. [울진군 제공]

경북 동해안이 대게 철을 맞았다. 7번 국도를 따라 울진 죽변·후포항과 영덕 강구항, 포항 구룡포항은 요즘 대게로 문전성시를 이룬다. 한창 살이 오른 대게를 찾아 전국의 식도락가들이 찾고 있어서다. 특히 대게를 파는 음식점 등만 190여 곳이 몰려 있는 강구항은 요즘 주말 자동차로 이곳을 지나려면 1시간 이상이 걸릴 정도다.

죽변항 어판장 주변 30여곳과 후포항 한마음광장 20여곳, 구룡포항 주변 대게 집도 주말이면 빈 자리를 찾기 어렵다. 울진군은 때맞춰 이번 주말인 28일부터 사흘간 후포항 한마음광장 일원에서 ‘2008 울진국제대게축제’를 연다.

90m 울진대게 김밥말이, 무료 시식회, 대게잡이 체험, 대게 먹기대회 등을 비롯해 어린 넙치 방류, 떼배 노젓기, 어선 무료 시승 등이 마련된다.

대게는 크다는 뜻보다는 다리가 대나무 마디처럼 생겨 붙여진 이름이다. 동해안 대게는 울진·영덕 앞바다 왕돌초 주변과 멀리는 독도 주변 수심 200∼800m의 진흙 또는 모래바닥에 산다.

어민들은 해마다 12월부터 5월 중순까지 통발이나 자망 등으로 대게를 잡는다. 물이 차가운 음력 설 이후 3월에 잡히는 게가 살이 오르고 조직이 탄탄해 가장 맛있다고 한다.

왕돌초 주변 등 연안 대게는 독도 등 근해에서 잡힌 대게와 맛이 조금 다르다. 10t 미만 소형 어선이 왕돌초 등 연안에서 잡는 대게는 찔 때 옥수수 삶는 냄새가 난다. 이 맛을 최고로 친다.

아쉬운 건 올해는 지난해보다 대게가 많이 덜 잡힌다고 한다. 울진군의 경우 지난해 12월부터 2월 15일까지 대게 361t을 잡아 전년 대비 어획량이 62%에 그쳤다. 그래도 위판 금액은 지난해의 81%인 36억원에 이른다. 적게 잡혀 값이 오른 것이다. 영덕이나 포항도 사정은 비슷하다. 그래서 지난해보다 자그마치 40%쯤 값이 올랐다.

어획량 감소의 원인은 다양하게 추정되고 있다. 수온이 따뜻해졌다는 분석도 있고 기상 조건이 나빠 조업일수가 줄었기 때문이란 말도 있다. 또 일부에선 지난해 10t 이상의 근해 어선이 연안에서 대게를 너무 많이 잡았다는 이야기도 한다.

가격은 지역에 따라 조금씩 다르다. 중간 크기 대게 1마리 가격은 강구는 4만∼5만원대며, 후포는 3만원, 구룡포는 2만5000원 수준이다. 최상품은 10만원 이상을 호가한다. 대게보다 값이 싼 홍게도 같이 나온다.

송의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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